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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정치인은 갈등 조정자? 조장자?

등록 2015-04-23 20:37

잠깐독서
닭장 속의 여우
에프라임 키숀 지음, 정범구 옮김
삼인·1만4000원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정치인이 요양을 간다. 좀이 쑤신 정치인에게 법과 제도 없이 생활하는 마을 주민들은 미개해서 개화해야 할 대상이다.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자 마침내 비장의 카드를 꺼낸다. 바로 갈등이다. 분란 조정자가 아니라 ‘조장자’로서의 본색이 드러난다.

<닭장 속의 여우>는 정치 실상을 풍자한 우화 소설이다. 그 정치인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 ‘읍장’이란 자리를 새 선출직으로 내걸고, 당선되면 마차를 2주 동안 탈 수 있는 특혜까지 주겠다며 분란의 씨앗을 키운다. 처음엔 관심 없던 주민들의 마음에 욕망이 생기고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벌인다. 평화로웠던 시절이 있었기나 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서로 헐뜯고 날이면 날마다 폭력 사태가 벌어진다. “그는 휴양하러 온 게 아니라, 마을을 뒤집어 놓으려고 온 것 같아.” “그럴 수도 있겠지. 그게 그가 하는 사업이니까.” 정치인은 모사꾼으로 그려진다.

여기서 소설은 물음을 던진다. 그럼, 정치 혐오가 답인가? 갈등과 다툼이 있기 마련인 현대 사회에서 정치는 어떤 구실을 해야 하는가. 또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성완종 리스트’로 대통령과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요즘, 그런 현실을 쏙 빼닮아선지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웃픈’ 현실을 비트는 작가 특유의 위트와 유쾌함이 풍자의 맛을 느끼게 한다.

김용철 기자 yckim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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