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기생충학 교수 서민의 독서 에세이

등록 2015-04-30 20:36

잠깐독서
집 나간 책
서민 지음/인물과사상사·1만4000원

타인의 서재가 궁금한 이유는, 독서 목록을 통해 그 사람의 취향, 가치관, 사고방식 등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기생충학 교수인 지은이는 “한국 사회를 기준으로 약간 왼쪽”을 지향하는 사람인 동시에, 왕성한 지적 호기심과 마음공부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인 것 같다.

<집 나간 책>은 서평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은 책을 단초로 이어진 지은이의 생각을 모은 수필집에 가깝다. <투명인간>을 읽고는 소설에 등장한 기생충 이야기가 사실이 아님을 지적하는데, 스스로 이것이 “이런 식으로라도 지식을 뽐내고픈 치기일 것”이라고 인정한다. <말라리아의 씨앗>을 읽은 뒤엔, “경제도 어려운데 자원외교를 정쟁으로 삼아 안타깝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런 낯 두꺼운 분이 있다는 것도 인도와 우리나라의 차이점”이라고 일갈하기도 한다.

지은이의 생활과 경험을 버무려 찰진 솜씨로 써내려간 글을 읽다 보면 킬킬 웃음도 터져나온다.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가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한 것은, 자신이 어떤 자리에서 유시민에게 종합 1위를 못해봤냐고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거나, 600쪽이 넘는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를 읽고 “아내의 잔소리를 1시간 동안 듣는 게 가능해”질 만큼 “인내력이 길러졌다”고 능청을 떠는 식이다. 웃다 보면 무지와 편견, 오해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고 성찰력과 사고력, 판단력을 길러야 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