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캘리포니아 카리조 평원의 샌 안드레아스 단층. 태
평양판이 북아메리카판을 스치고 지나가다가 가끔 교
착상태를 보이는 이 단층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발생
하는 거의 모든 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니 제공
샌프란시스코 지진 사망자 수 축소
사람·자본·기업 떠날까봐 ‘쉬쉬’
간토대지진 아니었다면
일본이 전쟁 일으키지 않았을까
‘달’은 통섭적으로 달의 모든 것 탐사
사람·자본·기업 떠날까봐 ‘쉬쉬’
간토대지진 아니었다면
일본이 전쟁 일으키지 않았을까
‘달’은 통섭적으로 달의 모든 것 탐사
앤드루 로빈슨 지음, 김지원 옮김/반니·1만5000원 달
애드거 윌리엄스 지음, 이재경 옮김/반니·1만5000원 대지진은 거의 해마다 일어난다. 다만 우리가 빨리 잊을 뿐이다. 과거엔 피해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190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진의 경우 사망자가 3000명이 넘었는데도 700명으로 축소 발표됐다. 저명한 지질학자 그로브 칼 길버트는 1909년 미국 지리학자협회 연설에서 이렇게 한탄했다. “캘리포니아 땅이 불안하다는 소문이 나면 이민자들의 수가 줄어들고, 자본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기업활동에 누가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지나는 캘리포니아 일대는 엄연한 지진 위험 구역이다. 상당히 자주 큰 지진이 있었다. 1857년 포트 테혼, 1868년 헤이워드, 1906년 샌프란시스코, 1933년 롱비치, 1971년 샌퍼낸도, 1989년 로마 프리에타, 1992년 랜더스, 1994년 노스리지 등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어난 기억할 만한 지진들이다. 과학전문 작가 겸 기자 앤드루 로빈슨은 <지진>에서 지진을 기억하지 않는 전통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고 말한다. “풍경이 아름답다고 광고하는 주 정부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이를테면 애리조나의 그랜드캐니언처럼, 나름 중요한 자연지형으로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 긴 단층을 따라 겨우 세 개의 표지판이 있을 뿐이다.” 사람들이 지진을 기억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두렵기 때문이다. 특히 지진의 공포는 예측 불가능성에서 극대화된다. 지진은 보이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다. “지진 연구는 가짜 의대교수가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가 앞으로 4년 동안 여러분에게 가르치는 것 중 절반은 틀렸다. 문제는 어느 것 절반인지 우리도 모른다는 거다.’(지진학자 세스 스타인)” 자신의 이름이 지진 규모를 관측하는 단위로 쓰이는 미국의 지진학자 찰스 리히터는 1958년 지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무판을 무릎에 대고 구부리면서 언제, 어느 부분에서 먼저 갈라질까 예측하려는 상황과 비슷하다.”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지진 예측만은 별 진전이 없다. “1989년 어느 기후학자가 1990년 12월3일에 미국 중서부에서 대지진이 일어날 거라고 예측했다. (…) 미주리주 사람들은 지진 보험에 22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반대로 2009년 이탈리아의 아브루초 지역에서 계속 진동이 일어났지만 정부 과학자들은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규모 6.3의 끔찍한 지진이 라퀼라를 강타했다.” 이번 네팔 지진처럼 판구조론으로 지진 발생 이유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지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를테면 하와이에는 킬라우에아 같은 유명한 화산들이 있고 끔찍한 지진도 종종 일어나지만 하와이는 태평양판 중심에 있어서 지진 위험대인 판 경계와는 무관하다. 이른바 ‘판내 지진’이다. “인도-호주판 한가운데서도 큰 지진이 일어나곤 한다. 북아메리카 판에서는 세번의 격렬한 지진이 일어났고, 그 가운데 가장 큰 지진은 1811~1812년 미국에서 일어난 미주리 지진이다. 1886년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에서도 큰 지진이 일어났다. 2011년에는 규모 5.9의 지진이 수도인 워싱턴 D.C를 흔들었다.” 지구상에 지진 안심구역은 없는 셈이다. 종종 지진이 일어나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지진은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1923년 간토 대지진은 일본 총생산을 40%나 떨어뜨렸다. “지진으로 인한 엄청난 혼란과 1941년 일본이 세계대전에 참전한 일이 연결되었다는 걸 알아채는 건 별로 어렵지 않다.” 도쿄를 잘 아는 기자 피터 해드필드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60초>에서 도쿄 지진이 경제 위기를 촉발시켰고, 대공황으로 경제가 더 나빠지자 군사정권이 권력을 거머쥐게 되었으며,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지진>이 지진의 모든 것을 과학·문화적 측면에서 두루 살핀다면, 영국 웨일스대 인체생리학과 부교수인 에드거 윌리엄스의 <달>은 달의 탄생부터, 인류 역사에서 달이 깃든 문화적 흔적까지 달의 모든 것을 섭렵한다. 이슬람 국가들의 국기에는 왜 초승달이 들어가 있는지, 서양 사람들은 왜 달(luna)에서 미치광이(lunatic)를 연상했는지, 달 탐사 유인우주선 아폴로의 가장 위험했던 순간 등을 백과사전처럼 풀어놓는다. <달>이 ‘네이처 앤 컬처’ 시리즈 1권, <지진>이 2권이다. 이어서 <화산> <물> <공기> 차례로 나올 예정이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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