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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소설로 쓴 외환은행 매각 의혹

등록 2015-05-14 20:44

잠깐독서
검은 머리 외국인
이시백 지음/레디앙·1만4000원

2003년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2조1549억원에 사들였다가 2012년 5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남기고 하나금융그룹에 팔았다. 소설의 무대는 카리브해 근처 까멜리아공화국에 있는 까멜리아은행이라는 가상의 은행이지만, 소설 속 주요 사건은 실제 론스타 매각 사건 때 있었던 일이 약간의 변형만 거친 채 등장한다. 소설 속 미국 투기 자본으로 등장하는 유니온 페어는 법상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산업자본이었으며, 까멜리아은행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은행 부실을 부풀려 일부러 낮게 조작된다. 모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들일 때 벌어진 일들이다.

소설은 주요한 설정 하나를 추가한다. 까멜리아은행 매각 반대를 외치다가 쫓겨난 은행원이 사채업자가 되어 우연히 까멜리아은행 매각 과정을 재추적한다. 사채업자는 이 과정에서 까멜리아 금융을 움직이는 모피아들이 외국인으로 가장한 내국인인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이 되어, 유니온 페어의 까멜리아은행 매입 자금을 댄 증거를 찾아내게 된다.

모피아들이 바로 검은 머리 외국인이었다는 기본 설정을 소설적 상상력만으로 넘기기에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이 부당하게 지연됐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소송(ISD)을 제기했고, 재판은 진행 중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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