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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누가 여성의 입을 막으려 하나

등록 2015-05-14 20:46수정 2015-05-14 20:46

잠깐독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창비·1만4000원

‘맨’과 ‘익스플레인’의 합성어 ‘맨스플레인’은 이 책의 원제목이다. 그대로 풀면 ‘남자들이 가르치려 든다’는 뜻. 여자들이면 ‘그래, 맞아!’ 손바닥부터 칠 신조어 ‘맨스플레인’을 유행시킨 데는 젠더와 권력관계를 깊이 꿰뚫어본 리베카 솔닛의 글쓰기가 한몫했다. 예술평론과 문화비평, 역사 등 다방면의 저술가인 그는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구독한 페미니즘 잡지 <미즈> 창간호부터 봤으며, 청소년이 되어서는 여성이 밤거리를 자유롭게 거닐 수 없다는 사실에 불합리성을 느꼈다. 파티에서 만난 한 남자는 ‘아주 중요한 책’에 대해 서평만 읽고 아는 체한다. 그 책이 바로 솔닛이 쓴 책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여성의 입을 막고 침묵시키는 우스꽝스런 에피소드로 시작하는 책은 하나의 패턴에 주목하는 9편의 에세이로 이뤄졌다. 남성의 권력남용의 끝판인 성폭행, 여성증오 살인이나 이런 소소한 일화나 ‘근본은 같다’는 결론이다. 인종차별을 비롯한 거대한 폭력 구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호화로운 스위트룸에서 충돌한 두 세계’가 그 일례다. 2008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아이엠에프 총재가 가나 출신 이민자로 알려진 여직원을 성폭행한 사건이다. 전세계를 빈곤으로 몰아넣은 아이엠에프와 피해국 가나라는 권력관계의 축소판이란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어둠’, 호명되지 못한 ‘거미 할머니’ 이야기 등 페미니즘적 사유가 깊이 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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