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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예외는 도화선이다

등록 2015-05-21 19:24

잠깐독서
예외
강상중 외 8명/문학과지성사·1만5000원

1951년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시는 재밌는 실험을 했다. 한 방에 7명 정도를 모아 그들에게 막대가 그려져 있는 2장의 카드를 내민다. 왼쪽 카드에는 하나의 막대가, 오른쪽 카드에는 3개의 막대가 그려져 있다. 그중 하나는 왼쪽 막대와 길이가 같고 나머지 2개는 짧거나 길다. 차이가 확연하다. 실험에 참여한 7명에게 길이가 같은 막대를 골라보라 한다. 사실 7명 중에 1명만 빼고 나머지는 바람잡이(연기자)다. 연기자들은 일부러 먼저 큰 소리로 오답을 말했고 진짜 실험자 1명은 마지막에 대답을 하게 했다. ‘문제 같지도 않은 문제’이지만 연기자들을 따라 틀린 답을 한 실험 참여자의 비율은 무려 75%였다. 이충형 부교수(경희대 철학과)가 책에 소개한 이 일화를 보면, 예외가 되는 건 힘든 일이다. 물론 이 무리 중에도 예외는 있다. 이 부교수는 “스스로의 기호와 판단을 따르는 것을 자신의 정체성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사람”이 있다며 “(이) 사람들이 항상 옳은 판단과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이들이 역사의 변화를 일으키는 도화선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 책에는 정치·경제·철학·역사·과학 등 다양한 면에서의 예외가 등장한다. 논어를 재해석해, 공자를 ‘불온한’ 지식인으로 파악한 김기창 교수(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글은 설득력 있고 흥미롭다. 한국 정치의 예외적 상황으로 비판받는 지역주의 문제를 고민한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의 글도 읽어볼 만하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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