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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노무현, 유시민을 반대한 이해찬에 “당신이 관둬라”

등록 2015-05-28 21:24수정 2015-05-30 18:27

2006년 2월 10일 노무현 대통령이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 자리에서 유장관의 인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6년 2월 10일 노무현 대통령이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 자리에서 유장관의 인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사관 윤태영’이 기록한 ‘노무현의 진심’
유시민 기용·이해찬 경질 둘러싸고 여권 핵심부와 갈등
취임 1년여 만인 2004년 12월 뇌경색으로 위기 맞아
참여정부 정치적 고비마다 노 대통령 정면돌파 시도
바보, 산을 옮기다
윤태영 지음/문학동네·1만5000원

서거 6주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전히 ‘현실적 존재’처럼 다가온다. 보수세력은 물론 그와 한솥밥 먹던 야당 안에서조차 누군가를 표적삼아 ‘친노’로 낙인 찍는다. 그의 아들 건호씨가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세력의 정당 대표, 아버지를 모독해온 정치인 김무성을 향해 조롱섞인 쓴소리를 한 것조차 ‘친노’의 준비된 음모로 공격받고, 진보 논객을 자처하는 이들조차 문상객에 대한 상주의 예의를 거론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바보, 산을 옮기다>는 더이상 노 전 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그러나 ‘뭔가 불온하고 음험하며, 원리주의자 집단의 폐쇄성’을 상징하는 주홍글씨가 된 ‘친노’라는 표현이 팔팔하게 살아 부정적 아우라를 내뿜는 시점에 ‘노무현의 진심’을 돌아본 책이다.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제 1부속실장, 연설기획비서관을 맡으며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던 지은이 윤태영은 ‘노무현의 사관’이다. 노 전 대통령이 심야에 청와대 관저에서 따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조차 “기록하라”며 다음날 전화로 불러줬다는 일화가 전할만큼 신뢰한 윤태영, 그가 쓴 책이기에 어떤 보도나 기록보다 노무현의 마음을 정확히 읽을 수 있다.

2003년 2월 취임 직후 최대 난제였던 대북송금특검 수용을 비롯해 검사와의 대화, 나라종금 사건과 최도술 총무비서관 수뢰 등 측근비리 의혹,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기용을 둘러싼 여권 핵심부와의 갈등,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당적이탈 등 참여정부 5년 동안 굵직한 정치적 고비마다 노 전 대통령이 밝힌 생생한 육성이 그대로 노출된다.

나라종금 사건이 불거지자 최측근 안희정을 불러 검찰과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한 새판짜기를 강조하며 검찰수사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 “지금은 모두가 떳떳하지 못한 구조다. 내가 부끄러운 것을 밝혀야 한다. 난감한 현실이지만, 부끄러운 과거를 일거에 깔끔하게 정리하자. 새판을 한번 짜보자.”

20년동안 자신을 보좌해온 최도술 총무비서관의 에스케이(SK) 자금 수수 사실이 보도되자, 충격 속에 참모진의 만류를 뿌리치고 “책임을 지려한다.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하는 과정도 생생하다. 특히 2005년 여름,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핵심 지지층까지 극심한 혼돈에 빠뜨린 ‘대연정제안’은 무려 42쪽에 걸쳐 전말을 상세히 다뤘다.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대통령 권력을 이양할테니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선거제도를 바꾸자는 너무 파격적인 제안이 사실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을 필생의 업 삼아 대통령이 된 노무현의 최대 숙원이었다는 걸 세밀하게 드러낸다.

책은 또 이해찬 총리 인선 및 그와의 협력과 긴장, 이기준 교육부총리 낙마, 이해찬 총리 경질과 한명숙 총리 기용을 둘러싼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갈등 등 인사와 관련한 생생한 뒷얘기, 노 전 대통령이 취임 1년여 만인 2004년 12월 뇌경색 위기를 맞았던 일화 등도 담겨있다. 특히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이해찬 당시 총리에게 “그럴 거면 (총리) 그만두세요!”라며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장면 등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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