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유비가 난세의 영웅? 평범하고 교활한 인간!

등록 2015-06-11 20:08수정 2015-06-11 20:12

유비 평전
장쭤야오 지음, 남종진 옮김
민음사·3만5000원
민란과 전쟁이 끊이지 않던 중국 후한 말, 피바람이 몰아친 난세에 촉한의 황제에 올라 위나라 조조, 오나라 손권과 함께 천하를 삼분했던 유비(160~223년)는 정통성과 대의명분을 쥔 덕장으로 인식된다. 많은 사람들은 유비를 제갈량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 하는 등 귀천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고 백성을 버리지 않고 정의롭고 의리있는 행동으로 시종일관한 인물로, 교활한 조조와는 정반대의 위인으로 생각한다. 이런 인식은 유비, 관우, 장비 세 호걸이 “도원에서 연 연회에서 의형제를 맺는” 장면에서 시작해 “아우의 한을 설욕하려고” 군사를 일으켜 오나라를 정벌하다 일생을 마친 것처럼 유비의 삶을 그려낸 나관중의 소설 <삼국연의>를 통해 대중들 사이에 깊숙이 뿌리내렸다.

84살의 중국 역사학자 장쭤야오가 쓴 <유비평전>은 정통론과 대의명분으로 미화된 소설 속 유비가 아닌 방대한 역사서와 고증을 통해 인간 유비를 추적했다. 위·촉·오 삼국의 정사인 <삼국지>를 비롯해 <촉서> <위서> 등을 토대로 한나라 황실의 먼 후손인 유비가 일곱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돗자리를 짜서 생계를 잇던 소년에서 시작해, 스물네살 때인 184년 황건의 대규모 농민봉기를 진압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이고, 촉한의 황제가 되고, 죽음에 이르는 험난하고 위태로웠던 인생역정을 풀어냈다. 지은이는 이를 통해 <삼국지>를 지은 진수의 평가, 즉 “좌절을 겪으면서도 굴복하지 않았다”는 말로 유비의 성품과 그의 역정을 가름한다.

하지만 장쭤야오는 동시에 평범하고 때로는 교활한 인간 유비에 대한 꼼꼼한 검증을 시도한다. 자신을 아꼈던 조조를 먼저 배신하고, 촉을 손에 넣고 정권의 기틀을 다지는 데 협조한 유장을 습격해 제거한 기록 등을 근거로 “유비는 무척 교활하며 신의를 돌보지 않는 인물이었다. 심지어 조조보다 인자하지 않고 의리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적었다.

또 유비는 생애의 대부분을 전쟁터를 누비며 살았고, 병법서를 공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용병술 등 군사적 재능이 부족했다는 사실도 적시한다. 역사서의 기록을 근거로 “젊은 시절 남에게 지휘받은 전투에서 몇차례 공을 세웠지만, 서주목을 맡고 봉강대리가 된 이후로 직접 이끈 전투에서는 승리보다 패배가 더 많았다”며 “만약 그가 중국의 군사사에 기여한 점이 있다면 몇번 되지 않는 승리가 아니라 실패를 거듭한 ‘교훈’을 통해 사람들을 일깨운다는 점”이라고 혹평했다. 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두 해 동안 촉한의 황제였던 그는 원수를 갚기 위한 전쟁에 매달려 정치·경제 등에서도 내세울 만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고, 귀순한 장수들을 기용하는 데 지역 차별을 하는 등 인재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결론냈다. 결국 유비의 죽음 뒤 위·촉·오 삼국 가운데 촉한이 가장 먼저 멸망한 것도 유비 탓이라고 결론낸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