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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혼돈의 시대, 강인한 ‘자기’ 만드는 법

등록 2015-06-25 20:52수정 2015-06-26 10:24

너새니얼 브랜든은 자존감을 높이려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이 겉으로 내보이는 페르소나, 그럴듯하게 꾸민 가면을 보고 환호해줄 사람을 원한다. 그림은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시인 로렌초 리피의 <가면을 든 여인>(Woman with a Mask). 교양인 제공
너새니얼 브랜든은 자존감을 높이려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이 겉으로 내보이는 페르소나, 그럴듯하게 꾸민 가면을 보고 환호해줄 사람을 원한다. 그림은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시인 로렌초 리피의 <가면을 든 여인>(Woman with a Mask). 교양인 제공
‘자존감의 대가’ 너새니얼 브랜든
평생 연구 집대성한 역작
자존감은 자신을 응시하고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생긴다
남들과 비교하거나
타인의 인정에 매달리지 않는다
자존감의 여섯 기둥
너새니얼 브랜든 지음, 김세진 옮김
교양인·1만8000원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 다시 말해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사람은 자존감이 약한 사람이다. 자존감의 근원은 내면에 있으며, 타인이 아닌 자신의 행동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계속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다 보면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 (…) 타인의 반응과 인정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으려면, 내면을 지탱하는 체계를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 혁신가들과 창조자들은 힘을 주는 반응이 없는 사회 환경에서도 보통 사람보다 고독한 상태를 잘 받아들인다.”

‘자존감의 대가’로 불리는 미국 심리학자 너새니얼 브랜든(1930~2014)은 자신의 평생 연구를 집대성한 <자존감의 여섯 기둥>(원제: Six Pillars of Self-Esteem, 1994)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타인의 반응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므로 타인의 평가는 당연히 자기 인식에 영향을 끼친다. 그렇더라도 타인의 의견이 자존감에 끼치는 영향은 개인차가 크다. 타인의 의견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상대적으로 훨씬 덜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타인의 의견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면 오만이나 독단으로 흐르지 않을까. 특히 요즘 아이들은 부모들의 ‘기 살리기’ 교육 탓에 자존감이 너무 세서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매사에 자기중심적이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자존감의 개념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브랜든은 말한다.

“이따금 자존감을 과시나 자랑, 오만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들은 과도한 자존감이 아니라 자존감의 결핍을 드러낸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적인 평가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남보다 나은 존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에 만족한다.” 남을 깔아뭉개고 잘난 척하는 사람은 오히려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얘기다. 커다란 저택이나 대중적 인기도 자존감과 무관하다. 그런 외부 요인에 의존하고 과시하는 사람들일수록 자존감은 낮을 수밖에 없다. 브랜든은 이를 ‘가짜 자존감’이라고 일컫는다.

요즘 부모들도 자존감을 오해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허용적이거나 무조건 칭찬이 좋다고 생각하는 건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 길이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부모의 태도는 ‘무엇이든 괜찮다’는 것이 아니다. “윤리적이면서 현실적인 기대를 품고서 이러한 기대를 정중하고 너그러우며 억압적이지 않은 태도에 실어 전달”해야 한다. 한계를 정해놓고 그 한계를 지키도록 독려하면 “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해냈을 때 그 성과를 인정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자존감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브랜든의 자존감에 대한 정의를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자존감이 ‘자기 효능감’(self-efficacy)과 ‘자기 존중’(self-respect)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이 둘을 종합하면, 자존감이란 “자신이 삶에서 마주하는 기본적인 도전에 맞서 대처할 능력이 있으며, 행복을 누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내적 경향”이다.

브랜든이 말하는 자존감의 여섯 기둥은 △의식하며 살기(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문제를 피하지 않기) △자기 받아들이기(행동의 내적 동기 이해하기) △자기 책임지기 △자기주장하기 △목적에 집중하기(목적 있는 삶) △자아 통합하기(자신이 공언한 가치와 행동 일치시키기)다. 자존감은 “의식의 면역 체계”와 같아서 “면역 체계가 튼튼하다고 해서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병에 걸릴 확률은 줄어든다. 설사 병에 걸리더라도 이겨낼 확률이 높다.” 따라서 ‘너무 높은 자존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너무 높은 면역 체계가 없듯이.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남들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파멸로 몰아가기 쉽다.

그런데 왜 갑자기 자존감인가.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대에는 자신의 정체성과 능력, 가치를 분명히 아는 강인한 자기(self)가 필요하다. 문화적 합의는 무너졌고, 중요한 역할 모델은 찾아볼 수 없다. 공적 헌신을 고취하는 일도 드물고, 오래도록 변함없던 삶의 특징들은 급변한다. 자기 자신을 모르거나 불신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위험한 시대이다. 외부에서 안정을 찾을 수 없다면 스스로 자기 내면에서 만들어내야 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뒤의 우리에게 날아와 해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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