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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평범해서 섬뜩한 범죄 이야기

등록 2015-06-25 22:03

잠깐독서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1만8800원

한적한 시골을 달리던 버스에서 백발노인이 권총을 들고 운전기사와 승객을 납치한다. 노인은 작고 야위었지만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기사와 승객을 손쉽게 제압한다. 노인은 납치당한 사람들에게 “여러분에게 폐를 끼쳤으니 위자료를 나중에 드리겠다”고 말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버스 안에 들어와 납치극은 끝나고, 노인은 인질 구출 작전 도중 자살한다.

수수께끼 같은 일은 노인의 죽음 뒤에 벌어진다. 사건 종료 뒤 납치됐던 사람들 앞으로 노인이 약속했던 거액의 돈이 도착한다. 버스에서 인질이 됐던 사람 중 한 명으로 대기업 홍보부 사내보 부편집장인 주인공은 노인의 사연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사건을 추적해보니 다단계 사기 조직의 피해자였다가 가해자로 변한 사람들의 사연이 조금씩 나온다. 주인공은 렘브란트의 그림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를 떠올리며, 거짓말이 부르는 비극과 “악의 전염”에 대해 생각한다.

<화차>와 <모방범>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가 쓴 이 소설에는 선정적이거나 잔인한 묘사가 별로 나오지 않는데도, 읽다보면 섬뜩해진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하거나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범죄들을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재벌가 딸을 구해준 인연으로 결혼까지 하게 된 소심한 출판 편집자 스기무라 사부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행복한 탐정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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