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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정서적 방치’와 힘겨운 치유

등록 2015-08-13 20:26

잠깐독서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오사 게렌발 지음/우리나비·1만6000원

주인공 제니는 어린 시절, 한밤중에 일어나 부모의 침실로 향했다. 그들은 항상 등을 지고 잠에 빠져 있었고 어린 딸은 그 사이에 누웠다. 이런 이유였다. “엄마 아빠 사이에 누워 친밀감의 욕구를 채웠다. 에너지를 충전하듯이”. 그때의 느낌이란…. “엄마 아빠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났다.”

제니는 관심과 사랑을 갈구했지만 부모는 무관심과 냉대로 일관했다. 힘들다고 소리 지르고 눈물 흘리면 아빠는 자리를 피하고 엄마는 “우리 집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나인데”라며 흐느꼈다. 가족과 가깝게 지내는 아저씨한테서 성적 모욕을 당하고 이를 부모에게 알렸는데도 그들은 모른 척했다. 심지어 엄마는 그 아저씨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제니는 심리상담을 통해 자신을 향한 부모의 무관심이 ‘정서적 방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는 스웨덴 만화가 오사 게렌발의 9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내 책이 지극히 개인적이며 내 삶에 대한 내용이라고 털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매번 자신들의 이야기를 옮긴 것이라고 말한다”고 적었다. 그의 경험이 매우 특수하기에 책장을 넘길수록 자기 ‘새끼’에게 상처만 준 부모의 ‘사연’이 궁금해지지만 그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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