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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징용에서 돌아온 한 청년의 기록

등록 2015-08-20 20:28수정 2015-08-21 10:04

잠깐독서
일본 탈출기
김장순 지음, 김영호 엮음
봉구네책방·1만4000원

“부산 중심가 곳곳에 무장한 일본군이 정렬하여 철통 같은 경비를 하고, 파출소에는 일본인 순사가 떡 버티고 앉아 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의 얼굴 모습에서 조국 해방의 벅찬 감격이나 희열 같은 걸 도무지 느낄 수 없다.”

1945년 8월 중순 일본에서 조국으로 돌아온 24살 청년 눈에 비친 부산 땅은 기대했던 ‘해방 조국’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청년의 이름은 김장순. <일본 탈출기>는 김씨가 징용지인 일본 오사카에서 탈출해 조국으로 돌아온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지은이의 회고에 따르면 그가 징용을 당한 것은 일제시대 때 친일 행적을 보인 인촌 김성수의 아들 탓이었다. 전북 부안군 줄포면 가난한 집 출신인 지은이는 1944년 읍면 서기 자격시험에 합격했으나, 줄포면 서기로 발령받는 대신 징용 영장을 받았다. 인촌의 아들이 학도병 기피책으로 지은이가 발령받을 예정인 줄포면 서기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오사카에 있는 조선소에 있다가 탈출한 뒤 시모노세키를 거쳐 조국으로 돌아왔는데, 10개월에 이르는 이 기간에 겪은 일을 자세하게 글로 남겼다.

“미국을 믿지 말고/ 소련에 속지 말라/ 일본이 일어나니/ 조선아 조심하라.” 해방 직후 우리 사회에서 널리 불렸던 노래 가사다. 광복 70주년이라는 올해에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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