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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딸이 그린, 치매 걸린 엄마의 기억

등록 2015-09-17 19:51

잠깐독서
엉클어진 기억
-알츠하이머와 엄마 그리고 나

사라 레빗 지음, 알리사 김 옮김
우리나비·1만6000원

“브로콜리, 참 심플하네!”

치매에 걸린 엄마가 식탁에 앉아 이렇게 말한다. 아무 맥락도 두서도 없이. 익숙해진 가족들은 “브로콜리가 심플하다”며 함께 말장난을 하며 웃는다. 투병 기간 동안 숱하게 사라졌을 엄마의 의미 없는 말 한 마디가 가족들에게는 추억으로 남았다.

<엉클어진 기억-알츠하이머와 엄마 그리고 나>는 캐나다 작가 사라 레빗이 보고 그린 엄마의 모습이다. 레빗의 엄마 미지는 신념이 강하면서도 정이 많은 유치원 교사였다. 교육부로 자리를 옮겨 장애아들이 비장애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짰다. 체벌이 횡행하고 예산이 삭감되는 공교육에 대한 걱정이 깊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해고되었다. 몇 달 뒤 유치원 교사로 돌아왔으나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직했다. 그리고 아파트 화장실 미닫이문을 열지 못했다. 엄마 나이 53살. 치매의 시작이었다.

만화로 표현된 삶은 예정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엄마의 증상은 더욱 심해지고 가끔 돌보는 두 딸과 항상 돌보는 남편은 지쳐간다. 간병인의 도움을 거쳐 엄마는 요양원으로 가게 되고 6년간의 투병 생활을 마치고 눈을 감았다. 작가는 “멀어져가기만 하는 엄마 주변을 맴돌면서 행여 놓칠세라 기록할 수 있는 말 한마디, 추억거리 하나를 고대”하며 엄마를 관찰하고 채록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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