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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조역’으로 현대사 관통한 이종찬의 자서전

등록 2015-09-24 20:49수정 2015-09-24 20:50

잠깐독서
숲은 고요하지 않다:
이종찬 회고록 1, 2

이종찬 지음
한울·1권 2만3000원, 2권 2만5000원

인생의 정점에 있거나 정점을 향하는 이들의 자서전은 위험하다. 자신을 축으로 삼아 일부 사실로 진실을 뒤틀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황혼기에 자신의 삶과 주변의 일을 담담하게 반추하는 회고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다. 독립운동가 이회영의 후손으로 육사를 거쳐 박정희 시대엔 안기부에서, 전두환 신군부의 등장 이후엔 정치권에 몸담으며 여야를 넘나들었던 이종찬(79)의 회고록 <숲은 고요하지 않다>가 반가운 이유다.

유신이 극에 달했던 시절 미국의 한국 전문가가 박정희 제거(decapitate)를 예견했던 대목이나, 전두환에 의해 극적으로 ‘연출’된 6·29 선언과 이를 충실하게 ‘연기’했던 노태우의 이야기는 사료로서 가치가 높다. 김정일이 방북한 남쪽 대표단 일행에게 역대 국정원장 이름을 거론하며 “우리한테 선거 때 총 쏴달라고 요청했으니 한심한 사람 아닙니까?”라고 했던 일화도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다.

아쉬운 대목이 없는 건 아니다.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서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안기부를 “정보는 국력이다”의 국정원으로,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하는 데에 막중한 책무를 맡았던 그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한 진솔한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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