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크리스토퍼 힐 회고록
-미국 외교의 최전선
크리스토퍼 힐 지음, 이미숙 옮김
메디치·2만2000원 한때 미국 외교계의 ‘영웅’으로 불렸다. 그 어렵다는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 주역이었으니 당연한 찬사다. 한국인들에게 더글러스 맥아더 이래 가장 유명한 미국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6자회담의 미국 수석대표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끌어냈다. 북핵 해결의 탁월한 방법론이라는 다수의 평가와 북한에 생존의 시간만 벌어주는 실패한 타협이라는 소수 극우파의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문제는 이들 소수가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의 핵심 실세들을 대거 배출한 ‘네오콘’이었다는 점이다. 노련한 외교관으로서 그가 안팎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가며 협상의 줄기를 잡아갔는지가 책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북한 사람들이 포함된 어떤 공식 자리에서도 건배하지 말라’, ‘중국 인사들이 있는 곳에서만 북한과 회동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세세한 협상(방해) 지침을 뚫기 위한 고군분투가 인상적이다. 이후 북한의 핵물질 검증 이행 문제로 6자회담은 중단 상태다. 그 역시 북한에 대한 불만, 불신을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협상과 외교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믿음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밖에도 마케도니아와 폴란드, 한국, 이라크 등 4개국 주재 대사를 지낸 성공한 외교관으로서의 33년 삶이 1인칭 소설처럼 펼쳐진다. 미국 외교의 작동 내막을 들여다볼 흥미로운 기회가 될 터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미국 외교의 최전선
크리스토퍼 힐 지음, 이미숙 옮김
메디치·2만2000원 한때 미국 외교계의 ‘영웅’으로 불렸다. 그 어렵다는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 주역이었으니 당연한 찬사다. 한국인들에게 더글러스 맥아더 이래 가장 유명한 미국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6자회담의 미국 수석대표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끌어냈다. 북핵 해결의 탁월한 방법론이라는 다수의 평가와 북한에 생존의 시간만 벌어주는 실패한 타협이라는 소수 극우파의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문제는 이들 소수가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의 핵심 실세들을 대거 배출한 ‘네오콘’이었다는 점이다. 노련한 외교관으로서 그가 안팎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가며 협상의 줄기를 잡아갔는지가 책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북한 사람들이 포함된 어떤 공식 자리에서도 건배하지 말라’, ‘중국 인사들이 있는 곳에서만 북한과 회동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세세한 협상(방해) 지침을 뚫기 위한 고군분투가 인상적이다. 이후 북한의 핵물질 검증 이행 문제로 6자회담은 중단 상태다. 그 역시 북한에 대한 불만, 불신을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협상과 외교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믿음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밖에도 마케도니아와 폴란드, 한국, 이라크 등 4개국 주재 대사를 지낸 성공한 외교관으로서의 33년 삶이 1인칭 소설처럼 펼쳐진다. 미국 외교의 작동 내막을 들여다볼 흥미로운 기회가 될 터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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