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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망명자의 강렬한 북한정권 비판

등록 2015-10-22 20:47

잠깐독서
나는 자유주의자이다:
정치망명자 김덕홍의 회고록

김덕홍 지음/집사재·1만4000원

1997년 황장엽 당시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망명했다. 분단 이래 최대 거물급의 남쪽행이었다. 그의 망명을 실질적으로 준비한 인물이 김덕홍 노동당 중앙위 자료연구실 부실장이었다. 노동당 중견 간부 출신이지만, 황 비서의 위상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그가 회고록을 냈다.

소상인 아버지를 둔 출신성분 탓에 김일성종합대학도 가지 못할 뻔했던 그가 군 복무를 거쳐 김일성대를 나와 당 중앙위 간부로 발탁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초반에 담았다. 당 간부로서 접하게 된 김일성·김정일 정권의 치부와 에피소드들을 중반에 넣었다. 망명 과정과 이후 남쪽에 와서 겪은 일들이 후반부를 차지한다.

비공개 일화들이 특히 흥미롭다. 박헌영 처단이 실은 스탈린의 비밀 지령에 의한 것이라는 김일성의 회고나, 1984년 북한이 남한에 수재 지원 물자를 보내느라 전쟁예비물자로 비축했던 식량, 의약품, 시멘트 등을 거의 털어내는 바람에 학생들의 교복도 정상적으로 배급하지 못하게 됐다는 얘기 등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체제에 대한 강렬한 적개심을 여과없이 표출한다. 북한 정권의 붕괴를 확신하기에, 화해·협력 전략에도 부정적 태도를 분명히 드러낸다. 중국식 개혁·개방을 북한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황 비서와 또 달리, 자유민주체제로의 흡수를 강조한다. 망명자의 시각임을 고려해야 할 터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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