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성 보안’ 나선 공권력…마광수·장정일 ‘음란물’

등록 2015-10-29 22:08

[광복 70년, 책읽기 70년]
(13) 1990년대 초반 :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즐거운 사라’ ‘내게 거짓말을 해봐’
지식인들 “표현의 자유” 외쳤지만
“노골적 성묘사” 작가·출판사 철퇴
연세대 마광수 교수
연세대 마광수 교수
문민정권의 공안권력은 물론, ‘국가보안’뿐 아니라 ‘성(性) 보안’도 수호하고 다스리고 싶어했다. 연세대 마광수 교수가 소설 <즐거운 사라> 때문에 구속된 것은 대통령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1992년 10월29일이었다. 책을 만든 청하출판사 대표 장석주와 함께였다.

사회 전체에 뜨거운 논란이 일었고 일시적으로 <사라>가 불티나게 팔렸다. 거의 모든 지식인·예술가들이 마 교수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며 나섰지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10개 종교 단체는 ‘음란조장출판물 대책협의회’를 긴급 구성하고 검찰의 구속 조치를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원래 윤동주 전공자인 마 교수는 1989년 에세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출간한 이래 유명 작가가 되었는데 이 사건으로 두 달 감옥생활을 한 뒤 풀려났다. 하지만 1995년 최종심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연세대에서 해직까지 당했다.

장정일
장정일
장정일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였다. 소설과 시는 물론 1994년에 출간된 <장정일의 독서일기>(연재는 1993년)도 새로운 서평 문화를 열며 독서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한창 명성을 날리던 장정일이 법정구속된 것은 1997년이었다. 역시 ‘음란물’을 제작·반포했다는 죄목을 뒤집어썼는데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김영사)가 ‘남녀의 성기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등 음란하다’는 ‘법’의 판단이 있었다. 출판사의 상무가 구속되고 난 뒤였다.

물론 탄압의 대상이 된 건 유명한 두 작가만이 아니었다. 1993년 7월의 일제단속에선 ‘음란한’ 소설·만화·비디오테이프 등을 만들어 팔아온 ‘업자’ 13명이 서울지검에 잡혀갔다. 1996년 <아마티스타> 등 에로틱 소설을 펴낸 열음사가 출판사 등록취소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자유·민주의 1990년대’에 생긴 일로 믿기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남성-엘리트-반공-공안권력은 무척 경건하고 ‘도덕적’이기도 하다. 그들은 ‘국민이라는 노예’들을 몸이나 머리나 너무 ‘풀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굳이 가진 권력을 꼭 ‘노출’하여 옥죄려 한다.

천정환 교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