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지상에 내려온 천상의 미
아름다움, 그 불멸의 이야기
강희정, 유강하 지음/서해문집·각 권 1만6000원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한 시리즈 ‘아시아의 미’ 세번째, 네번째 권이다. <지상에 내려온 천상의 미>는 불교미술에서 보여주는 남성미와 여성미를 다룬다. 두툼한 살집과 벌어진 어깨를 보면 불상은 누가 봐도 남성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구도자를 뜻하는 ‘보살’은 조각이든, 회화든 여성처럼 느껴진다. 초기 보살의 모습은 남성적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중성화되고 여성화되어간다. 하지만 보살은 기본적으로 남성이다. “무수히 반복되는 윤회에서 깨달은 자, 부처가 되려면 여성은 뛰어넘어야 할 존재”였다. 보살이 여성화되는 것은 여성적 외모를 선호하는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이른바 ‘젠더’가 개입한 것이다.
<아름다움, 그 불멸의 이야기>는 한국과 중국의 설화 속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살핀다. 과거부터 여성과 아름다움은 동질시됐다. 괴물과 같은 외모를 가졌더라도 선량한 마음을 가진 여성들은 “아름다워질 기회를 얻게” 된다. 반대로 악행을 한 여성은 “추해지는 형벌”을 받는다. 선한 행동으로 괴물에서 아름다운 최고의 여신이 된 서왕모, 천녀였지만 불사약을 훔쳐먹은 죄로 두꺼비로 변한 항아 설화가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아름다움만을 좇은 것은 아니다. 젊은 여신에게 굽은 등, 흰 머리카락을 그려 넣음으로써 “몸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에 대한 예우를 하기도 한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아름다움, 그 불멸의 이야기
강희정, 유강하 지음/서해문집·각 권 1만6000원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한 시리즈 ‘아시아의 미’ 세번째, 네번째 권이다. <지상에 내려온 천상의 미>는 불교미술에서 보여주는 남성미와 여성미를 다룬다. 두툼한 살집과 벌어진 어깨를 보면 불상은 누가 봐도 남성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구도자를 뜻하는 ‘보살’은 조각이든, 회화든 여성처럼 느껴진다. 초기 보살의 모습은 남성적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중성화되고 여성화되어간다. 하지만 보살은 기본적으로 남성이다. “무수히 반복되는 윤회에서 깨달은 자, 부처가 되려면 여성은 뛰어넘어야 할 존재”였다. 보살이 여성화되는 것은 여성적 외모를 선호하는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이른바 ‘젠더’가 개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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