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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로봇 친구랑 축구하려면? 자연에서 힌트를!

등록 2015-11-12 20:12수정 2015-11-13 10:12

사진 논장 제공
사진 논장 제공
생명공학의 나라 독일 과학자가 쓴
자연과 기술의 재미난 닮은꼴 찾기
자연에서 배우는 발명의 기술
지그리트 벨처 지음, 페터 니시타니 그림
전대호 옮김/논장·1만9800원

발명가가 되고 싶나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발명도 따라 하기에서 시작돼요. 그 모범은 바로 수억년 수천만년 자연에 적응해 진화해온 우리 주변의 동식물들이에요. 자연은 아이디어 박스랍니다. 동식물이 가진 놀라운 비법을 인간의 기술에 적용한다면 참 편리한 세상이 되겠지요? 로봇 친구랑 축구도 하고, 더러워진 운동화가 스스로 세척하고….

그러자면 먼저 ‘꼬마 생물학자’가 돼 보자고요. 연못에 떠 있는 연꽃 잎사귀는 더러운 물이 튀어도 금방 깨끗해지네? 우엉 열매를 스쳐 지나치기만 했는데, 악착같이 달라붙은 이건 뭐지? 자연을 관찰하다 보면 호기심이 커져요. 생물학자들은 연잎에서 자가 세정 원리를, 우엉 열매 끝에서 갈고리 모양을 관찰했대요. 자가 세정 원리는 벽이 더러워지지 않는 페인트공법에, 찍찍이는 외투나 가방 잠금, 운동화에 응용돼 작지만 큰 일상의 변화를 가져왔지요.

자연과 기술의 닮은꼴 찾기에 생물학과 공학이 손잡고 나선 격이랄까요? 이 책은 독일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생체공학 강의를 오랫동안 해온 지은이가 미래의 발명왕에게 건네는 선물같은 책이에요. 새의 생물학적 특성과 나는 원리를 어떤 재료로 구현해낼지, 그 과정의 추락과 재도전을 통해 인간의 꿈과 도전을 이야기하죠. 연구의 나라 독일 특유의 탐구정신이 살아 있어 ‘발명 본능’이 불끈 솟아날지도 몰라요.

펭귄과 북극곰과 거미에게 로열티를 지급해야 할 얘기 좀 들어볼래요? ‘헤엄치는 새’ 펭귄의 수영 실력을 연구해서 잠수함이나 소형 비행기 추진력에 응용을 했답니다. 펭귄은 몸 양끝이 가늘어 물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는 ‘몸짱’에다 깃털 속에 품은 공기를 내뿜으면 터보 엔진이 따로 없다나요? 북극곰의 하얀색 털과 검은 피부의 협업은 놀라워요. 사냥을 위한 숨김 용도의 흰털은 빛을 반사하지만 흰털 중심부에 넓은 통로가 있어 광선이 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검은 피부에 도달하고 털가죽 밑 지방층에 열을 저장하니, 완벽한 단열재가 아닐 수 없겠죠? 거미의 걸작 거미줄은 강도가 나일론의 두배나 되고, 항균작용을 해서 외과수술용 실로 환영받는답니다.

집에서 손쉽게 해볼 수 있는 실험도 나와요. 온갖 물체를 부드럽게 감싸 쥐는 집게 로봇의 원리가 된 ‘지느러미 가시 효과 실험’, 오징어나 문어의 되튐 원리를 이용한 ‘풍선 로켓 실험’,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지는 단풍나무씨와 닮은 헬리콥터 날개 만들기 등도 소개해 머리 지식을 몸으로 익히게 하지요. 고배율로 확대한 고해상도 현미경 사진, 활주로 가에서 빨간색 연기를 피워 이륙하는 비행기 뒤에서 발생하는 항적 난류 소용돌이 실험 사진 등 보기 드문 사진도 만날 수 있어요. 초등 고학년부터.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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