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우리 시대 대중문화와
소녀의 계보학
한지희 지음
국립경상대학교출판부·1만7000원 김연아·아이유·수지·문근영의 공통점은? 운동선수·가수·배우 등 직종은 다르지만, 이들은 한때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다. 하지만 때로 ‘국민 여동생’ 타이틀은 족쇄로 작용한다.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대중문화의 판타지가 ‘소녀’들의 육체와 성을 감시하고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 대중문화와 소녀의 계보학>은 대중문화 속 ‘소녀의 이미지’에 주목해 그 신화를 계보학적으로 분석한다. ‘소녀’라는 단어는 1903년 최남선이 근대 잡지 <소년>을 발간하면서 서양식 의미의 ‘소년’(boy)과 ‘소녀’(girl)를 번역한 데서 탄생했다. 저자는 1950년대 소설 <소나기>가 ‘소녀성 신화’를 만들어낸 시초였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신화적 이미지가 1960~70년대 영화 <진짜 진짜 좋아해>, 소설 <빨강머리 앤>의 ‘얄개 소녀’, 1990~2000년대 드라마 <반올림> <명랑소녀 성공기>의 ‘중성적인 소녀’, <가을동화> 속 ‘국민 여동생’을 거쳐 ‘소녀시대’처럼 삼촌팬을 거느린 ‘아이돌 소녀’로 계속해서 변주됐다고 분석한다. 소녀들이 신화적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나쁜 여자 되기’를 감행한 가수 이효리를 예로 들며 “남자들이 조직해 놓은 세상에 대해 분노하라”고 조언한다. 계보학적 분석의 재미에 견줘 결론은 좀 싱겁고 맥이 빠진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소녀의 계보학
한지희 지음
국립경상대학교출판부·1만7000원 김연아·아이유·수지·문근영의 공통점은? 운동선수·가수·배우 등 직종은 다르지만, 이들은 한때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다. 하지만 때로 ‘국민 여동생’ 타이틀은 족쇄로 작용한다.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대중문화의 판타지가 ‘소녀’들의 육체와 성을 감시하고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 대중문화와 소녀의 계보학>은 대중문화 속 ‘소녀의 이미지’에 주목해 그 신화를 계보학적으로 분석한다. ‘소녀’라는 단어는 1903년 최남선이 근대 잡지 <소년>을 발간하면서 서양식 의미의 ‘소년’(boy)과 ‘소녀’(girl)를 번역한 데서 탄생했다. 저자는 1950년대 소설 <소나기>가 ‘소녀성 신화’를 만들어낸 시초였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신화적 이미지가 1960~70년대 영화 <진짜 진짜 좋아해>, 소설 <빨강머리 앤>의 ‘얄개 소녀’, 1990~2000년대 드라마 <반올림> <명랑소녀 성공기>의 ‘중성적인 소녀’, <가을동화> 속 ‘국민 여동생’을 거쳐 ‘소녀시대’처럼 삼촌팬을 거느린 ‘아이돌 소녀’로 계속해서 변주됐다고 분석한다. 소녀들이 신화적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나쁜 여자 되기’를 감행한 가수 이효리를 예로 들며 “남자들이 조직해 놓은 세상에 대해 분노하라”고 조언한다. 계보학적 분석의 재미에 견줘 결론은 좀 싱겁고 맥이 빠진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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