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이상한 피아노성 나라의 꼬마 피아니스트 레미

등록 2015-12-17 20:56

그림 주니어김영사 제공
그림 주니어김영사 제공
천재 음악가들이 사는
피아노 성

피에르 크레아크 글·그림, 이정주 옮김
정의영 감수/주니어김영사·1만5000원

두꺼운 악보 피스일까? 피아노 그림에 금테가 둘러진 길다란 책의 판형이 독특하다. 악보 펼치듯 책을 열면 채색 없는 흑백의 연필 데생이 신비감을 더한다.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그래픽 아트 학교 석사를 마친 작가의 두 가지 예술 재능이 만나 독특한 음악동화가 창조됐다. <천재 음악가들이 사는 피아노 성>은 음을 짓는 창조의 고통과 희열에 관한 이야기다.

꼬마 피아니스트 레미는 음악학교 입학시험을 앞두고 부담감에 도망치다 피아노가 사는 성에 다다른다. 그곳엔 쇼팽의 피아노, 모차르트의 스피넷, 라벨의 피아노 등 건반악기들이 신세한탄을 하고 있다. 레미가 드뷔시, 브람스, 슈만의 곡을 생각나는 대로 치자 피아노들은 세상 떠난 주인과의 추억에 젖어 흐느낀다. 바흐의 전주곡에 이르러 울음바다가 된다. 레미는 조율도 엉망이고 풀 죽은 늙은 피아노들을 위해 새로운 곡을 쓰기로 한다.

음악의 세계로 인도하는 고양이 클러스터를 따라간 신비로운 모험길은 음악의 기초이론 배움터다. 오선 재단사 거미 필로멘, 조바꿈 계단을 뛰어다니는 옥타브 기사, 음자리표를 지키는 비밀정원의 허수아비 피아노, 박자의 방에서 빠르기를 알려주는 거대한 메트로놈, 장식음으로 감정을 살리라는 푸른 티티새…. 그럼에도 영감이 안 떠올라 괴로운 레미 앞에 절대음감 구름이 나타나 “네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라고 응원한다. “창조한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니까.” 바흐의 마지막 격려는 악기 연주와 음악의 맛을 알아가는 어린 음악가들에게 힘이 될 것 같다. 초등 3~6학년.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비밀의 은행나무숲’ 50년 만에 첫 일반 공개 1.

‘비밀의 은행나무숲’ 50년 만에 첫 일반 공개

‘한강 효과’ 주문한 책이 밀려온다…마음 가라앉는 즐거움 아는 당신께 2.

‘한강 효과’ 주문한 책이 밀려온다…마음 가라앉는 즐거움 아는 당신께

“노벨상 작가 글이니”…쉽게 손댈 수 없었던 오자, ‘담담 편집자’ 3.

“노벨상 작가 글이니”…쉽게 손댈 수 없었던 오자, ‘담담 편집자’

1600년 전 백제인도 토목공사에 ‘H빔’ 사용했다 4.

1600년 전 백제인도 토목공사에 ‘H빔’ 사용했다

“한강 ‘소년이 온다’ 탈락 잘못” 출판진흥원장, 10년 전 ‘블랙리스트’ 사과 5.

“한강 ‘소년이 온다’ 탈락 잘못” 출판진흥원장, 10년 전 ‘블랙리스트’ 사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