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미래를 여는 우리 근현대사
한영우 지음/경세원·2만5000원 이 책은 중도적 시각으로 한국 근현대 역사를 다룬다. 근현대사 교과서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종이 즉위한 1863년부터 현재까지 150여년의 시간이 무대다. 고종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는 근대, 8·15 광복 이후는 현대로 규정한다. 어라, 일제강점기가 빠졌네. 지은이는 이 시기를 근대도 아니고 현대도 아닌 식민지시대이자, 우리 스스로 현대를 준비하는 시기로 부른다. 중도의 시선이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를 대한민국 ‘근대화’의 바탕이 세워진 시기로 보는 뉴라이트의 학설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주장으로는 일제강점기 산업시설이 많았던 북한의 경제가 왜 산업시설이 열악했던 남한에 뒤처지게 됐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남북 분단의 1차적인 책임이 일본에 있으며, 소련과 미국에는 2차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일제 식민지가 아니었다면, 미·소가 이 땅에 들어올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진보적 시각과는 다른 지점도 꽤 있다. 가령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대해, 분단국가의 출현이 이상적인 모습일 수는 없지만 북한의 정권수립이 실질적으로는 남한보다 앞선 마당에 잘못된 결단은 아니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출범이 ‘정부수립’이냐, ‘건국’이냐는 택일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것이니만큼 건국 아닌 정부수립으로 볼 수 있지만, 임시정부와 달리 1948년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 주권, 영토를 모두 갖추고 민주적 선거에 의해 세워진 만큼 법적으로는 ‘건국’이나 다름없다는 논리다.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인 지은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을 두고도 ‘양비론’을 취한다. “국정교과서는 그 내용 여부를 떠나 다양한 학설을 존중하는 민주사회에 맞지 않다”면서도 “현행 검인정교과서도 오늘의 시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또 하나의 시각을 더한다는 자체가 단일 ‘국정교과서’ 추진에 대한 비판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힌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한영우 지음/경세원·2만5000원 이 책은 중도적 시각으로 한국 근현대 역사를 다룬다. 근현대사 교과서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종이 즉위한 1863년부터 현재까지 150여년의 시간이 무대다. 고종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는 근대, 8·15 광복 이후는 현대로 규정한다. 어라, 일제강점기가 빠졌네. 지은이는 이 시기를 근대도 아니고 현대도 아닌 식민지시대이자, 우리 스스로 현대를 준비하는 시기로 부른다. 중도의 시선이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를 대한민국 ‘근대화’의 바탕이 세워진 시기로 보는 뉴라이트의 학설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주장으로는 일제강점기 산업시설이 많았던 북한의 경제가 왜 산업시설이 열악했던 남한에 뒤처지게 됐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남북 분단의 1차적인 책임이 일본에 있으며, 소련과 미국에는 2차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일제 식민지가 아니었다면, 미·소가 이 땅에 들어올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진보적 시각과는 다른 지점도 꽤 있다. 가령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대해, 분단국가의 출현이 이상적인 모습일 수는 없지만 북한의 정권수립이 실질적으로는 남한보다 앞선 마당에 잘못된 결단은 아니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출범이 ‘정부수립’이냐, ‘건국’이냐는 택일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것이니만큼 건국 아닌 정부수립으로 볼 수 있지만, 임시정부와 달리 1948년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 주권, 영토를 모두 갖추고 민주적 선거에 의해 세워진 만큼 법적으로는 ‘건국’이나 다름없다는 논리다.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인 지은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을 두고도 ‘양비론’을 취한다. “국정교과서는 그 내용 여부를 떠나 다양한 학설을 존중하는 민주사회에 맞지 않다”면서도 “현행 검인정교과서도 오늘의 시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또 하나의 시각을 더한다는 자체가 단일 ‘국정교과서’ 추진에 대한 비판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힌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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