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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국 야당이 총·대선 5연패에서 벗어나는 방법

등록 2016-02-18 20:06

잠깐독서
이기는 프레임
-진보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

조지 레이코프·엘리자베스 웨흘링 지음
나익주 옮김/생각정원·1만3000원

정치에서 프레임 짜기가 얼마나 중요하며, 미국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진보 진영은 이에 얼마나 무능력한지를 충격적으로 보여줬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지은이 조지 레이코프가 내놓은 새 책 <이기는 프레임>이 번역 출간됐다. 그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자베스 웨흘링이 함께 썼다.

<코끼리는…>은 민주당의 정치적 패배가 ‘공화당’이 짠 보수의 프레임에 말려들어서 벌어진 일임을 강조했다. <이기는 프레임>은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프레임을 짜야 이길 수 있을까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진보가 현실 정치에 즉각 활용하길 바라며 쓴 안내서”라는 지은이들의 말대로, 각종 어젠다에 관한 진보 프레임의 방식을 예시한다.

핵심 원칙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진보의 가치를 드러내는 프레임을 짜라. 사람들은 ‘이익’이 아니라 옳다고 믿는 ‘가치’에 따라 투표한다. 공화당은 상속세를 ‘사망세’로 부른다. 공적 의료보험에 대해선 ‘(보험을 선택할) 자유의 침탈’이라고 도덕적 굴레를 덧씌운다. 반면, 민주당은 얼마나 세수가 늘고, 의료비가 줄 것인지 등의 통계로 대응한다. 문제는 우리 뇌는 개별 정책조차 각각의 득실로서가 아니라 상위 가치가 결합된 ‘폭포수’ 형태의 전체적 논리구성체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그 결과 머릿속에서 보수의 가치 체계는 계속 되새김되는 반면, 진보의 수치 따위는 기억되지 않는다. 결국 진보 또한 공적 의료보험은 ‘암에 걸렸다고 집을 팔지 않아도 될 자유’라는 가치와 연계된 사안임을 드러내야 한다고 책은 강조한다. 둘째, 이런 프레임은 반복적으로 표현돼야 하며 셋째, 언어는 단순해야 한다. ‘환경 보호’보다는 ‘맑은 물을 지키자’가 더 강력하다.

‘세금폭탄’ ‘잃어버린 10년’이나 ‘100% 대한민국’ ‘공공기관 선진화’ 같은 정부·여당의 프레임이 각종 선거를 지배해온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 방어에 급급하다가 정작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데는 헛발질로 일관해온 야권에 특히 일독을 권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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