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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마르크스 경제이론 형성의 전모 밝힌 책

등록 2016-02-25 20:54

마르크스의 <자본> 탄생의 역사
비탈리 비고츠키 지음, 강신준 옮김
길·2만원

“혁명이 다가오고 있네….” (카를 마르크스, 1857년 7월11일)

1857년 공황이 시작되는 것을 보고 마르크스는 곧 혁명이 오리라 기대했다. 공황이 혁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상황은 마르크스가 이론을 정교하게 다듬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마르크스의 ‘자본’ 탄생의 역사>는 40년에 걸친 마르크스 경제 이론 탄생 과정을 설명한다. 마르크스-엥겔스 사상의 정수인 <자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문헌적 발전 과정을 추적한 것이다.

지은이 비탈리 솔로모노비치 비고츠키는 1928년 모스크바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모스크바 국립경제연구소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다. 199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마르크스-엥겔스 저작의 ‘정본’이라 일컫는 <마르크스 엥겔스 전집>(MEGA) 발간에 매달렸다. 비고츠키는 “마르크스 경제 이론의 역사적인 부분이 그 이론의 형성에 있어서 출발점이자 동시에 논리적인 결론”이라고 밝힌다. 마르크스의 사상을 이해할 때, 이론 성립의 역사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오독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고츠키는 <…역사>에서 마르크스 경제이론의 발전 과정을 네단계로 나눠 살핀다. 연구의 방법론이 정립되는 1840년대, 주요 범주에 대해 연구한 1850년대, 범주의 현상을 탐색하는 연구를 완성한 1860년대, 그리고 마르크스 생애 가장 창작의 결실이 풍성했던 마지막 20년(1863~83)이다.

1840년대,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부르주아 경제학을 비판적으로 연구하려 처음 시도했다. 마르크스는 생산이 사회적 의식에 우선한다는 핵심적 전제를 세웠다. 1850년대 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거처를 옮긴 마르크스는 영국박물관 도서관의 장서들을 접하면서 고전경제학의 방대한 자료 속에 요약노트를 만들고 비판적 주석을 붙인다. 이 작업은 훗날 <전집>의 바탕이 된다. 1862년 마르크스는 평균이윤과 생산가격의 법칙을 다듬고 자신의 저작을 출판하기로 결정했으며 거기에 <자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책은 이처럼 마르크스의 이론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논리적 정합성을 얻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옮긴이 강신준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의 가치와 평가는 문헌적 연구에 머물러야 할 듯하다. 1960년대 동서냉전의 절정기에 집필된 이 책 곳곳에 소련 체제의 정당성을 옹호하려는 노력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르크스 사상의 전모를 밝히는 길잡이로서, 비고츠키의 주장은 마르크스의 인식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올 하반기 제1차분 2종이 출간될 전집(메가) 한국어판 작업의 서막에 해당한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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