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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과중심 건설사업 재정 압박 부메랑될 것”

등록 2005-10-21 18:02수정 2005-10-21 18:02

지난 9월 20일. 서울시청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초청해 청계천 복원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지난 9월 20일. 서울시청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초청해 청계천 복원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YMCA·시민의신문 ‘서울시장 3년과 과제’ 심포지엄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기독청년회(YMCA) 친교실에서 작은 심포지엄이 열렸다. 서울기독청년회와 시민의신문이 공동주최한 자리였다. ‘청계천 복원을 통해 본 서울 시정 3년과 향후 과제’가 주제였다.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뼈있는 말이 쏟아졌다.

발제를 맡은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몇몇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경영 패러다임’ 아래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이룬 가시적인 시정 성과의 이면에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청계천 복원 사업이다. 조 교수는 이를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추진”이라고 짚었다. 역사·환경·생태복원, 장애인 보행권 반영, 이용객 안전보장, 교통체증 완화 등에 대한 학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제안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도, 주목도 받지 못했다.”

청계천 유지·관리 매년 70억 시 “경제·고용효과” 장담에
“통계적 조작일뿐” 맞받아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사업에 투입된 예산의 59배에 이르는 경제·고용 효과를 장담하고 있지만, 조 교수는 “그런 파급 효과는 어디까지나 통계적 조작”이라며 “개발의 시대를 지난 오늘날, 과도한 건설사업이 초래할 중장기적 파급 효과는 부정적 후유증을 많이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청계천 유지·관리 비용부터 문제다. 조 교수는 “한강물을 끌어 사용하는 유지용수 등의 관리비가 과도해 차기 시장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정홍식 서울시 의원도 토론에서 “한강의 20여개 다리를 관리·보수하는 데 1년에 24억원이 들어가는데, 청계천의 유지·관리에는 1년에 70억원이 들어간다. 그 비용이 해마다 증가될 것을 생각해보면 서울시가 청계천 관리비용을 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렇듯 성과 중심의 건설사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재정 압박으로 작용해 서울시 재정은 물론 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시청앞 잔디광장의 경우, 이미 평당 월평균 유지보수비가 월드컵 공원의 14.5배에 이른다.

성과중심 건설사업의 또다른 사례로 강북 뉴타운 사업이 있다. 조 교수는 “이 프로젝트가 아파트 재개발 사업으로 추진된 결과 지역의 땅값이 올라 원주민이 재입주하는 비율이 낮아졌고 이때문에 지역사회 공동체만 파괴시켰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강남·북간 불균형을 심화시킨 것이다.


조 교수는 “시의 역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대형건설사업에 시 재정과 자원이 집중되면, 다른 부문에 투여될 몫이 그만큼 줄어들어 부문간 불균형 문제가 일어난다”고 짚었다. 특히 “이 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그가 계산하는 정치적 일정과 전략을 담고 있다. 이때문에 민주적 합의절차나 중장기적 검토없이 추진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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