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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상엔 이런 변호사들도 있다

등록 2016-03-17 20:18

잠깐독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다수와 주류의 폭력에 맞선 사람들과 함께한 변호사들의
공감충만 변론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들 지음
궁리·1만5000원

해방 뒤 이승만 정권은 좌익 활동과 관련된 사람들을 관리·통제한다며 ‘국민보도연맹’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사회주의 계열 항일운동을 했거나 노동조합 활동을 한 사람들이 가입 대상이었지만, 경찰은 그런 경력과 무관한 사람들도 강제로 가입시켰다. 한국전쟁이 터진 뒤 국군과 경찰은 이들 보도연맹원을 소집한 뒤 계곡이나 야산으로 끌고 가 집단 학살했다. 2005년 정부가 과거사 청산을 위해 출범시킨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각 군 단위에서 적게는 100여명, 많게는 1000여명이 보도연맹 사건으로 학살당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유족들은 국가가 진상규명을 했으니 책임도 져야 한다며 2008년 소송을 냈다. 그러나 국가는 소송에 들어가자 소멸시효를 들고나왔다. 학살 사건 발생 시점인 1950년으로부터 5년 안에 소송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국가는 이뿐만 아니라 진실화해위의 조사가 충실하지 못하니, 유족이 사건을 다시 입증해야 한다는 반론까지 폈다. 이 사건은 2011년 대법원이 국가의 책임을 최종 인정하면서 유족들의 승소로 끝났지만, 재판 과정은 험난했다.

연예인을 꿈꾸던 18살 소녀가 성형수술을 받다가 뇌출혈로 식물인간이 된 사건이 있었다. 가족들은 의료사고임을 입증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전문가인 의사를 상대로 소송에서 이기기는 어려웠다. 그 소녀를 치료하던 병원이 밀린 병원비를 받기 위해 가족을 도와주고 나서야, 가족들은 소송에서 이길 수 있었다.

법정 영화에서 정의는 금세 승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 재판에서 정의가 이기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싸움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책은 의뢰인과 함께 힘겨운 싸움을 했던 변호인들의 기록이다. 주간지 <한겨레21>에 연재됐던 코너 ‘7인의 변호사’에 실린 글을 묶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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