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컬러링북들이 진열되어 있다.
인터넷서점 점유율 ↓ 대형·도매서점 점유율 ↑
출판시장·대형출판사 출고부수도 동반 하락
출판시장·대형출판사 출고부수도 동반 하락
도서정가제 법 개정 이후 대형 서점과 도매 서점의 점유율이 늘고 인터넷 서점의 점유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방서점의 경우 전년도에 견줘 점유율이 거의 정체이거나 소폭 하락한 상태라 법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단행본 출판사 유통을 맡고 있는 ㈜문화유통북스 출판정보연구개발팀이 지난해 270여개 출판사 물류를 집계해 최근 발간한 <2015 출판시장 통계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도매 서점의 시장 점유율이 전년도에 견줘 3.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서점 점유율은 같은 기간 0.9%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반면, 인터넷 서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전년도에 견줘 4.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지방 서점 또한 전년 대비 0.1%포인트 소폭 점유율이 감소했다. 지방 서점은 특히 2011년에 견줘 출고부수(판매 목적으로 서점에 나가는 책 권수)가 42%포인트나 줄었다.
지난해 1000부 이상 출고된 도서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1만부 이상 출고된 도서가 2011년 202종인 데 견줘 2015년에는 100종으로 반쪽이 됐다. 전체 단행본 출고부수는 전년도에 견줘 12.2% 감소했고 4년 전인 2011년도 대비 22.9%나 줄었다. 출판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별 출고부수를 보면, 대형 출판사는 감소폭이 9.4%로 나타나 중소 규모 출판사의 7.3%보다 큰 것으로 조사 됐다. 다만 출고율 1~10위인 상위 출판사의 경우 대형 출판사 축소 추세 시장에서 선방해 전년도에 견줘 출고부수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2.8%포인트 하락에 머물렀다.
분야별로 보면, 컬러링북의 인기로 지난해 건강/취미/레저 분야의 책 출고부수가 전년도에 견줘 158.2% 는 것으로 나타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2011년 이후 매년 출고부수가 감소했던 과학 분야의 책도 지난해 증가세로 바뀌어 전년도에 견줘 출고 부수가 30.1% 늘었고 신간 종수도 107.4%나 많아졌다. 과학책 시장의 확대는 지난해 1월 발간된 <인터스텔라의 과학>(까치글방) 같은 신간들이 시장 진입에 성공한 까닭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 도서정가제의 영향으로 기존에 할인 폭이 컸던 유아 분야 책은 전년도에 견줘 전체 출고부수가 전년도 대비 35.6%포인트 줄었고 1만부 이상 출고도서는 2011년도에 견줘 87.5%나 감소했다. 어린이 분야 책도 출고부수도 전년도보다 27.1%, 청소년책은 24.7% 줄어들었다. 어린이책과 청소년책은 대중에게 검증된 구간(출고 1년반이 지난 도서) 중심으로 재주문 시장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표절 논란으로 들썩였던 문학 분야 또한 출고량이 24.7% 줄었다. 1만부 이상 출고 도서는 전년도에 견줘 44.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를 분석한 문화유통북스 출판정보연구개발팀 오진우 부장은 “문학 분야는 최근 몇년 동안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특히 지난해에는 작가들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독보적인 신작을 만나보기 힘들어 출고 도서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과학 도서의 경우에는 향후 성장 가능성마저 기대하기 힘들다고 연구개발팀은 분석했다. 지난해 1만부 이상 출고되는 도서량이 전년도보다 56.3%나 줄어들었고 2011년 이후 매년 책의 출고량이 감소해 시장 자체가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눈에 띄는 소수의 책보다 다수 책들이 경합하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 유행 등으로 묶인 심리학, 정신분석학 단행본 출고량은 지난해 전년도보다 4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진우 부장은 “판매량이나 책시장 전체를 포괄한 것은 아니지만, 단행본 출고 규모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현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