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한 오슬로 평화협정을 맺고도 그 독립국가가 들어설 서안 지구 등으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해왔다. 정착촌의 유대인 주민과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의 긴장은 서로 멱살을 잡고 주먹질을 하는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니케북스 제공
1967년~현재 서안·가자지구 역사
이스라엘 ‘군사적 점령’ 비판 신랄
식품 고갈 맞춰 가자 주민 ‘옥죄기’
‘새장 속 새’만도 못한 신세 만들어
이스라엘 포병대 장교 출신 저자
파렴치한 ‘조국’ 환멸…사실상 망명
이스라엘 ‘군사적 점령’ 비판 신랄
식품 고갈 맞춰 가자 주민 ‘옥죄기’
‘새장 속 새’만도 못한 신세 만들어
이스라엘 포병대 장교 출신 저자
파렴치한 ‘조국’ 환멸…사실상 망명
아론 브레크먼 지음, 정회성 옮김
니케북스·2만5000원 현대 중동분쟁의 핵심인 팔레스타인 문제의 분기점은 1967년 ‘6일 전쟁’이다. 중동에서 생존권을 보장받으려는 국가였던 이스라엘은 이 전쟁을 기점으로 주변 국가를 괴롭히는 ‘깡패 국가’의 민낯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은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건설될 지역을 이스라엘이 점령한 채 자국 영토로 굳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론 브레크먼 영국 킹스칼리지대 전쟁연구학과 교수의 <6일 전쟁 50년의 점령>(원제 ‘저주받은 승리: 이스라엘과 점령지의 역사, 1967년에서 현재까지’)은 그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및 가자 지구, 골란 고원, 시나이 반도에서 어떤 야만과 파렴치가 벌어졌는지 고발한다. 저자는 1982년 레바논 전쟁에 참전하는 등 이스라엘 포병대 장교로 6년간 근무한 예비역 소령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이스라엘의 파렴치에 환멸을 느끼고 사실상 영국으로 망명했다. 그가 이스라엘 문제를 천착한 이유이다. 브레크먼은 먼저 서안 및 가자 지구가 이스라엘의 ‘점령지’임을 주지시킨다. 현재 팔레스타인 문제의 최대 쟁점은 이스라엘이 서안 지구 등에 건설한 이스라엘 주민 정착촌이다. 이스라엘은 오슬로 평화협정 등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에 이 땅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한 뒤에도 정착촌을 확대했다. 그 땅의 반환 자체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사기다. 1907년 헤이그 2협약 및 1949년 제네바 4협약 등 국제법은 ‘점령지’에 자국의 민간인을 이주시키거나, 원주민을 추방하는 것을 이유 불문하고 금지한다. 이스라엘은 그 협약들이 독립 영토를 가진 주권국 사이에서 체결된 것이라며, ‘점령지’ 개념을 부인한다. 주권국이 아닌 팔레스타인에는 그런 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서안 지구 등에서의 정착촌 건설을 합리화하는 꼼수를 쓴다. 저자는 유엔 총회가 명백한 이스라엘의 ‘점령’이라고 의결했고, 보수적인 유엔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들도 “국제 제도가 규정하는 ‘군사적 점령’의 일종이다”라고 분명히 밝혔음을 지적한다.
이스라엘이 6일전쟁에서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 고원 점령지에 사는 드루즈파 여인들이 시리아 영내에 있는 친지들과 확성기로 연락하고 있다. 친이스라엘 성향 드루즈파 주민들은 다른 주민들과 달리 골란 고원에서 추방되지 않았으나, 시리아 쪽 친지들과 차단되는 비극을 겪고 있다. 니케북스 제공
가자 및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밀고하는 팔레스타인 협력자들이 자루를 쓰고 자신들의 얼굴을 가린 채 이스라엘군이 찾는 용의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알려주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들 밀고자를 ‘원숭이’라고 부른다. 니케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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