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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스핑크스랑 3400년 전 이집트 모험 떠나볼까

등록 2016-04-14 20:41수정 2016-04-14 21:44

최고의 소년 도둑 이모세 일행
사라진 ‘호루스의 눈’ 비밀 찾기
이집트 일상사가 손에 잡힐 듯
도둑왕 아모세
유현산 글, 조승연 그림/창비·9800원

열여덟 살의 파라오 투탕카멘이 죽었다. 그런데 70일 동안 말린 심장을 넣어 만든 미라가 완성될 즈음 보물이 하나 없어졌다. 파라오의 영혼을 지키고 부활을 돕는다는 ‘호루스의 눈’이 달린 가슴 장식, 누가 훔쳐갔을까?

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에서 고학년 부문 대상을 받은 유현산 작가의 <도둑왕 아모세>는 사라진 호루스의 눈을 찾아 떠나는 모험담이다. 신화의 나라이자 고대문명의 발상지 이집트를 무대로 한 추리극답게 이야기결이 다채롭다. 이집트 최고의 도둑 아모세는 가슴 장식을 훔쳤다는 누명을 쓴 채 쫓긴다. 꽁꽁 숨은 황금과 보물을 꺼내 세상 사람들과 나누는 자칭 ‘전사단’이건만, 억울함을 벗기 위해선 의문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삼엄한 경계를 뚫고 투탕카멘의 무덤 속으로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쌍둥이 소년 이포와 이피, 원숭이 뮤, 스핑크스와 도둑단 일행은 투닥투닥 위기를 모면하며 비밀을 풀어간다. 스핑크스는 고양이 모습인데, 세상에 ‘지혜’를 나눠주기 위해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설정이 새롭다. 퀴즈를 내서 못 맞히는 인간들을 잡아먹는 스핑크스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뻐기는 아모세와 맞짱을 뜨는 폼새가 모험담을 유쾌하게 이끈다.

9살에 즉위해 18살에 삶을 마감한 ‘황금가면 파라오’ 투탕카멘의 죽음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야기는 아버지 파라오인 아크나톤이 너무 커진 아몬라 신관을 견제하려 신도시로 수도를 옮겨 개종을 했는데, 정적이 된 아몬라 신관들이 투탕카멘의 죽음에 개입했을 개연성을 깔고 있다. 투탕카멘의 부활을 바라지 않을 자는 누구일까?

유 작가는 치밀한 자료조사를 통해 실존했던 인물에 숨결을 불어넣고 가공의 인물을 가미한 ‘팩션’의 틀로 3400년전 나일강변에서 벌어지는 탄탄한 서사를 현실감 있게 되살려냈다. 독자들은 나일강변과 테베 시장과 거대무덤 속을 거닐며, 그 시절 살았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의 의식주를 엿볼 수 있다. 가령 머리를 청동 칼로 밀고 옆머리 한 줌만 길러 땋은 아모세가 기저귀처럼 생긴 아마포만을 걸친 모습이나, 주변 막대기에 드리운 오벨리스크 그림자를 보고 시간을 읽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듯하다.

‘호루스의 눈’에 얽힌 죽음의 신 오시리스와 어둠의 신 세트와의 복수혈전이나, 의사 처방전에 재료의 비율을 호루스의 눈의 각 부분으로 그려 넣었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눈 오른쪽 부분을 그리면 2분의 1, 눈꼬리 말린 부분은 32분의 1, 다 더하면 64분의 63…. 왜 눈 전체를 64분의 64로 1로 떨어지게 하지 않았을까? 지혜의 신 토트가 이집트인에게 준 가장 신성한 수 분수의 비밀도 아모세와 함께 찾아가보자. 이집트 벽화를 보듯 실감난 그림이 이해를 돕는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저학년 부문 대상을 받은 <나는 3학년2반 7번 애벌레>(김원아 글, 이주희 그림)도 동시에 출간됐다. 초등교실 관찰상자에서 깨어난 ‘무늬 애벌레’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담이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그림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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