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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중화인민공화국, 새로운 제국

등록 2016-05-12 20:09수정 2016-05-13 10:20

현대중국의 제국몽
전인갑 지음/학고방·3만2000원
5월16일은 중국 대륙을 휩쓴 문화대혁명(문혁)이 시작된 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다. 유교적 보편가치에 뿌리를 둔 중화문화를 전면 부정함으로써 새롭고 강한 중국을 만들고자 했던 열망은 문혁에서 정점을 찍었다.

20세기가 중국의 전통 부정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중화문명 르네상스 시대다. 중국몽을 내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꿈은 반드시 중국의 길을 걸어야 하고 중국의 정신을 선양해야 하며, 중국의 힘을 결집해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구식 ‘글로벌 표준’이 아닌 중국적 세계질서를 선언한 것이다.

중국 근현대사 연구자인 지은이 전인갑 서강대 교수는 시 주석의 이런 선언이 갑작스레 튀어나온 것이 아닌, 중국의 ‘제국으로서의 복원력’과 지난 100여년의 고민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화제국은 문화적 보편성, 압도적 군사력, 경제력이 삼위일체를 이룬 질서였으며, 국가란 문화적 보편성을 실현하고 대일통 천하를 보존해야 한다는 관념은 역사적으로 형성된 중국인들이 공통인식이다. 20세기 벽두 중화제국의 붕괴와 함께 중화의 보편가치/보편문화도 몰락했고, 5·4운동부터 문혁, 개혁개방 시기 문화열 논쟁으로 이어지는 서구화·계몽의 실험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서양식 근대에 적응하면서도 이를 중국화하려 했던 ‘중화의 재보편화 100년의 실험’이 계속돼왔다. 1920년대 미국 유학파 등을 중심으로 서양 문화를 소화하면서도 중국 문화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려 했던 ‘학형’ 그룹이나 신유학을 거쳐, 21세기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선 중국의 전통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들려는 신조공질서론, 신천하질서론, 천하체계론 등이 좌·우파를 막론하고 주류 담론으로 급부상했다.

지은이는 ‘서구화’에서 ‘재중화’로 전환하는 거대한 문명사적 실험과 함께 중국은 새로운 제국으로 복원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청일전쟁 이후 일본·미국 주도의 질서에 안주해온 한국이 거대한 역사적 전환 앞에 어떤 선택을 할지 묻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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