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소설가 한강 “얼른 내 방에 틀어박혀 소설 쓰고 싶다”

등록 2016-05-24 14:57수정 2016-05-24 21:24

작가 한강이 24일 오전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 <채식주의자>와 새 소설 <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작가 한강이 24일 오전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 <채식주의자>와 새 소설 <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맨부커상’ 한강 취재 열기
“내 소설은 질문 던지고
다음 소설이 답하는 방식”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의 효과는 과연 엄청났다.

24일 오전 서울 동교동 한 카페에서 열린 작가 한강의 기자회견장에는 100명이 넘는 기자가 몰려들었다. 지난 25년 동안 문학 담당 기자로 일하면서도 이런 취재 열기는 처음이었다.

“영국에 갈 때는 굉장히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신작 <흰>의 영어판 편집자와 직접 만나서 얘기할 좋은 기회라고만 생각했지요. 맨부커상 수상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상을 받은 뒤 여러 분이 기뻐해주시고 고맙다고 하는 분도 있어서,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헤아려보려 한 지난 일주일이었습니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뒤 1주일 만에 한국 언론과는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인 만큼 회견이 열린 카페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한강은 “내 소설은 하나의 소설에서 던진 질문을 다음 소설에서 답하는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며 “<채식주의자>는 이토록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를 견딜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끝났고 그다음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에서는 우리는 이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 그것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정말 우리가 살아내야 한다면 인간의 어떤 지점을 바라보면서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을 들여다보고 싶었고, 5월 광주를 다룬 <소년이 온다>는 압도적인 폭력의 상황에서 그래도 인간의 존엄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그의 신작 소설 <흰>의 소개를 겸한 자리였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 이어지는 소설은 두 편인데, <흰>은 그 무엇으로도 훼손되지 않는 것들, 투명함과 생명, 빛, 밝음, 눈부심 같은 것을 쓴 시 같은 소설”이라며, “<소년이 온다>에 이어지는 또 다른 소설은 지금 쓰고 있는 ‘혼 3부작’인데 이 작품은 지난해 제가 발표한 유일한 단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시작되는 연작 장편으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윤리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한강은 “상이라는 건 글이 완성된 이후 먼 미래의 결과이며 그리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맨부커상을 받았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얼른 내 방에 틀어박혀서 지금 쓰는 소설로 돌아가고 싶다”며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 소설만이 아니라 제가 정말 좋아하는 한국의 동료·선후배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도 같이 읽어 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