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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제 소설을 번역이 정확히 살렸죠”

등록 2016-05-24 20:27

맨부커상을 받은 작가 한강이 24일 오전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수상한 소설 <채식주의자>와 새 소설 <흰>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이날 작가의 기자회견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맨부커상을 받은 작가 한강이 24일 오전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수상한 소설 <채식주의자>와 새 소설 <흰>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이날 작가의 기자회견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맨부커상’ 작가 한강 기자회견

‘채식주의자’ 27개언어 판권 계약
영국선 증쇄 1주일만에 다 팔려

“‘소년이 온다’에 이어진 소설은 둘
신작 ‘흰’이 좀더 내면적이라면
지금 쓰는 ‘혼’은 사회적 맥락 다뤄”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버러 스미스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좋은 한국문학 번역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국 편집자들도 한국문학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요. 이제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작가 한강은 자신의 수상 뒤에 한국문학의 저력이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24일 오전 서울 동교동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였다. 그는 지난해 영국 노리치 번역 워크숍에 참가한 경험을 소개하며 “하나의 문장이 영어로 옮겨질 수 있는 10개의 가능성을 보면서 번역이란 게 매우 흥미롭고 의미 깊은 작업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의 영어 번역과 관련해 한강은 “소설에서는 톤 그러니까 목소리의 질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은 작가인 제가 의도했던 톤을 정확히 살렸다”고 평가했다. “<소년이 온다>는 80년 5월 광주라는 맥락이 외국 독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기 때문에 세 부분에서 반 페이지 정도씩 변형을 가했다”며 “그렇지만 데버러 스미스가 <소년이 온다>를 번역하는 동안 한 문장 한 문장에 대해 메일을 주고받으며 상의했으며, 원작자인 내가 보기에 빠진 부분은 없고 미세한 편집 작업을 가한 정도”라고 그는 말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작가 한강의 에이전트 이구용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는 “<채식주의자>는 인도 남부 소수 언어인 말라얄람어를 비롯해 27개 언어로 판권 계약을 맺었고 <소년이 온다>는 현재 1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며 “중국에서는 과거에 난색을 표했던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작가의 모든 장편을 출간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영국에서는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한 뒤 2만부를 증쇄했는데 지난 1주일간 다 팔려서 다시 2만부를 찍기로 했고, 미국에서도 11월 초로 예정됐던 페이퍼백 제작을 8월23일로 앞당기는 등 해외 판매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견에서 한강은 <채식주의자>에서 신작 <흰>에 이르는 자신의 소설 세계를 질문의 연속으로 설명했다. 한 작품에서 던진 질문을 다음 작품이 이어받아 답하고, 그 작품 말미에서 던진 질문에는 다시 그다음 작품이 답하는 방식이 자신의 소설 쓰기라는 것이다. 그는 “<소년이 온다>에 이어지는 소설은 둘”이라며 “<흰>이 좀 더 내면적인 소설이라면 지금 쓰고 있는 ‘혼 3부작’은 좀 더 사회적 맥락을 지닌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2013년 늦여름부터 겨울까지 폴란드 바르샤바에 머물면서 초고를 썼어요. 1944년 나치 독일의 폭격을 받아 폐허가 된 그 도시를 닮은 어떤 사람을 상상하면서 썼지요. 그 사람이 어쩌면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이 세상에 잠깐 살다 간 언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에게 삶의 어떤 부분을 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흰 것들일 것이라는 생각을 산문처럼 쓰다 보니 어느덧 소설이 되어 있더군요.”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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