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우 지음/소명출판·2만7000원 지난해 표절과 문학권력 논란은 상대적으로 비평 현장에서 멀어져 있었던 평론가들을 다시 불러내는 구실을 했다. 김명인·김진석·권성우·오길영·이명원 등이 그들이었는데, 이들에게는 ‘실제 비평 작업에 열심이지 않으면서 추문이 터질 때만 나타나서 목소리를 높이는 불청객들’이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다. 물론 이들이 비판 대상으로 삼은 문단 주류가 붙인 딱지였다. 그 가운데 한명인 권성우(사진)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는 8년 만에 낸 비평집 <비평의 고독>에서 “청탁제도나 특정한 문학매체(집단)에 관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비평을 쓴다는 것”의 어려움과 쓸쓸함을 토로한다. 주례사비평이나 온정주의적 비평을 거부하고 독립적인 비평을 추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평의 고독>에 붙인 머리글에서 권 교수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과 칭찬 못지않게 균형 있는 비판과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정환의 시를 비판한 김사인의 서평을 대상으로 삼은 글 ‘아름다운 비판을 위하여’ 말미에서 그가 “칭찬하는 일이 지닌 위험성은 비평가가 자신의 신용을 잃게 된다는 데 있다”는 발터 베냐민의 비평관을 소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칭찬과 숭배가 곧 비평이라는 식의 태도에 권 교수는 날카롭게 각을 세운다.
권성우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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