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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학 전문지 ‘자음과모음’ 무기한 휴간

등록 2016-06-30 16:02수정 2016-06-30 19:44

출판사의 편집자 윤정기씨 ‘괴롭히기’ 계속되자 편집위원들 결정
계간 문학 전문지 <자음과모음>이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황광수 심진경 복도훈 박인성 박권일 등 <자음과모음> 편집위원들은 29일 편집위원회에서 ‘당분간 잡지를 내기가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정은영 대표에게 그 뜻을 전했다. 지난 여름호로 통권 32호를 기록한 <자음과모음>은 일단 가을호를 휴간하기로 했으며, 겨울호 이후 복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자음과모음>의 휴간은 최근 불거진 자음과모음 출판사 편집자 윤정기씨 처우 논란에 따른 것이다. 자음과모음은 지난 22일 윤정기씨에게 서울 마포 오피스텔의 새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윤씨가 출근한 사무실은 씻지도 않은 설거지거리가 쌓여 있고 벽지는 너덜거리는가 하면 책상과 컴퓨터에는 먼지가 쌓이고 집기들은 널브러진 상태였다.(사진) 언론노조 출판지부는 28일 윤씨가 출근하게 된 사무실 사진을 공개하며 출판사의 ‘일터 괴롭힘’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자음과모음은 지난해 3월 서울 사무실에서 편집 일을 하던 윤씨를 파주 물류창고로 발령했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 발령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언론노조 출판지부는 성명 발표에 이어 ‘자음과모음에 항의하는 독자, 저자, 출판노동자 공동 서명’에 나섰다. 자음과모음 계열사인 네오픽션에서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을 낸 작가 정세랑은 28일 자신의 책을 절판시켜 달라는 메일을 출판사에 보냈다. 소설가 진연주는 <자음과모음> 가을호 청탁에 응하지 않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같은 잡지에 장편소설을 연재하는 백민석도 페이스북 글에서 연재 지속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자음과모음> 편집위원인 문학평론가 복도훈은 30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편집위원들은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잡지를 내는 것이 불가능하고 의미도 없다는 판단에서 휴간하기로 했다”며 “어떤 잡지든 일단 정간한 뒤 재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일단은 쉬고 싶다”고 말했다.

정은영 대표는 “편집위원들의 판단을 존중해 일단 가을호를 쉬기로 했지만 무기한 휴간은 아니다”라며 “편집위원들의 요구에 따라 이번 사태에 대해 사죄하고 윤정기씨를 본래의 업무로 복귀시키는 등의 조처를 취한 뒤 다음주에 편집위원회를 다시 소집해 잡지 복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역시 편집위원인 문학평론가 황광수는 “편집위원 총 사퇴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과거 사례에 비춰 봤을 때 잡지의 휴간은 정간으로 이어지기 쉽고, 설사 복간하더라도 예전의 활력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자음과모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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