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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서영아, 코딱지가 네 손가락을 부른대

등록 2016-07-21 19:19수정 2016-07-21 20:05

코딱지 코지의 일상탈출 모험
천둥신과 함께 배꼽탐사 여행
아이들 웃음보 쿡쿡 찔러볼까
코딱지 코지
허정윤 지음/주니어RHK·1만3000원

우아, 배꼽이다
아와타 노부코 글·타다 하루요시 그림, 사과나무 옮김/크레용하우스·1만1000원

떼쟁이나 울보라도 뚝 그치게 할 세 가지 말. 우리 몸의 배출물 또는 우스꽝스럽게 생긴 그 무엇인 이것은 아이들 웃음보를 쿡 찌르는 마력이 있다. 어른들은 이해 못할 아이들만의 세계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우리 몸에 탑재된 장난감이다. 짐작한 대로다. 코딱지, 똥(방귀), 배꼽. 발화하려 입술을 움직이는 순간부터 아이는 까르르 자지러지니, 무궁무진한 방식으로 그림책에 스며들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 소재로 반절 먹고 들어가지만, 남다른 상상력과 차별점이 더 필요한 소재이기도 하다. ‘클레이 코딱지’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 <코딱지 코지>와 천둥신과 배꼽여행을 떠나는 지식동화책 <우아, 배꼽이다>는 꼬마 독자들의 손때를 탈 만한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코딱지 코지>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해 2차원의 그림책 느낌을 벗는다. 창의성 교육 기획자로도 활동하는 허정윤 작가는 딱 코딱지 점액질 점도의 클레이로 노란 빛깔의 코지를 빚었다. 변화무쌍한 표정을 가진 코지는 콧속 보금자리에서 음악도 듣고 목욕도 하고 멋쟁이 놀이도 하는 여느 개구쟁이처럼 지낸다. 동글동글 말아 톡 날려버리고픈 장난기를 동하게 하는 깜찍한 ‘코딱지’다.

코지가 사는 ‘콧속 증강현실’은 정글숲, 코털은 밧줄로 표현된다. 코지는 오른쪽 콧구멍에서 놀러 온 친구 코비의 바깥세상 얘기를 듣고 나서 일상탈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달콤한 아이스크림산과 구름나라 목마를 탈 수 있는 콧속 바깥 세상으로 나가기가 어디 호락호락한가. 코지의 ‘서영이 손가락 콧속 유인 작전’은 눈물겹다. 영차영차 코털을 있는 힘껏 잡아당기고 콧속 간지럼 공격을 가한다. 콧속 세상에 컴컴한 형체가 쑥 들어오더니 휙 잡아채어 밖으로 나가는 데 성공. 코지가 마주한 어여쁜 소녀는 손가락 끝에 걸린 코지를 퉁 튕겨내 버린다. 코지의 모험은 어찌 될까?

일본 작가 아와타 노부코가 쓰고 타다 하루요시가 그린 <우아, 배꼽이다>는 배꼽 노출이 흔한 피서지에서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펼치면 좋겠다. 바다에 놀러 간 유우는 저마다 다른 모양을 한 사람들의 배꼽을 구경하느라 눈이 동그래진다. “배꼽은 배에 달린 장식인 걸까?” 궁금증을 알아챈 천둥신 산다는 유우의 배꼽을 두 손가락으로 콕 집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둘은 ‘배꼽 박물관’ 여행을 하며 생명의 힘이 오가는 배꼽의 ‘과거사’를 둘러본다. 놀라운 배꼽의 비밀을 알아가는 정보 못지않게 배꼽여행단, 배꼽 기념품 가게, 배꼽 만두 등과 같은 깨알 묘사나 몽글몽글 예쁘게 그려진 동물 그림에서 일본 그림책 특유의 정교함을 느낄 수 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그림 주니어RH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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