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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종이신문은요?

등록 2016-08-04 19:16수정 2016-08-04 19:33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세상을 바꾼 비즈니스모델 70
미타니 고지 지음, 전경아 옮김/더난출판(2015)

이 칼럼을 종이신문에서 읽고 있는 독자는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 안에 들어와 있다. 기사들을 죽 훑다 보면 아래쪽 광고에도 눈길이 갈 것으로 기대하며 기업이 광고비를 지불한다. 이 광고비 덕분에 신문은 제작 원가에 한참 못 미치는 구독료를 받고도 대규모 취재, 제작, 배달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

소비자인 독자의 시선을 모아주고 기업에서 광고비를 받는 신문의 비즈니스 모델은 1850년대부터 진화해 와 1990년대 중반 절정에 이르렀다. 방송은 담배회사를 운영하던 미국의 윌리엄 페일리가 1920년대 지방의 작은 방송사였던 <시비에스>(CBS)를 인수한 뒤 라디오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광고를 넣으면서 시작됐다.

사회적 소통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저널리즘이란 제도는 이런 ‘광고 모델’ 위에서 (수신료 등으로 운영되는 ‘공영모델’이 병존했다) 돌아갔다. 안정적인 광고 수입이 있었기에 전문성을 키워 권력을 감시하고, 특정 정파나 종파에 복무하지 않는 언론이 되겠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 발달과 함께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허물어져가고 있다. ‘모두가 미디어’인 시대에 콘텐츠의 양은 주체 못하게 늘었고, 뉴스가 끌어모을 수 있는 대중의 시선은 제한됐다. 광고는 포털, 소셜미디어 등으로 떠나갔다. 온라인 뉴스를 돈 받고 팔려는 거의 모든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 전통 매체의 비즈니스 모델과 함께 ‘책임 있는 저널리즘’마저 유실되는 것이 어느 사회나 고민거리다.

신문, 방송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은 큰 과제이다. 저성장이 굳어지고 기업간 경쟁은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신제품 개발이나 단순한 개발투자가 성공으로 이어질 확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 책은 과거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보여준다. 흔히 생각하듯 최첨단 기술이 최강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한 혁신은 거의 모두 기존의 기술이나 기능을 ‘재발명’한 것이다. 디지털 음악플레이어 아이팟만 해도 아이리버, 삼성, 소니 등이 난전을 벌이는 ‘레드오션’에 마지막으로 뛰어들어, 감성적 디자인과 편리한 음원 제공 방식을 결합해 평정한 것이다.

틀을 벗어난 생각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의 동력이다. 저비용 항공사의 효시인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처음부터 ‘고객은 둘째, 사원이 제일’이란 신조를 내걸었다. 서비스업에서 고객을 ‘왕’의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은 자살행위로 보이지만 사원이 재미있어해야 서비스도 좋아진다는 ‘역발상’으로 기존 대형 항공사를 누르고 최우량 항공사 자리에 올랐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이 혁신적인 기업가 3500여명을 조사한 자료(2009)를 보면 창조성이 넘치는 경영자는 △관련짓는 힘 △질문력 △관찰력 △실험력 △네트워크의 힘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중 ‘관련짓는 힘’이란 분야가 다른, 얼핏 무관해 보이는 현상, 문제,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능력인데 이 힘이 새로운 통찰로 이어지는 줄기세포라는 것이다. 혹 주변에 영혼이 자유로운 인물이 황당한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춘추필법’의 비판은 한 박자 참아볼 일이다. 혹 잘될지 누가 아는가?

이봉현 미디어전략 부국장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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