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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학교조리사 엄마·택배기사 아빠 힘내세요

등록 2016-08-18 19:24수정 2016-08-18 20:12

허리가 끊어져도 급식일 못 쉬는 엄마
새벽부터 늦은 밤 ‘800원 택배일’ 아빠
부당해고 농성 아저씨를 위한 세상을
우리 아빠는 택배맨
양지안 글, 김선배 그림/낮은산·1만원

그날밤 이후 이영준
김소희 글, 손지희 그림/낮은산·1만원

자동차 한 대에 부품이 3만개 넘게 들어간다고 한다. 부품 하나라도 빠지면 자동차가 제대로 굴러갈 리 없다. 세상일이 돌아가는 것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는 이들이 있어서다. 직업체험관에서 체험해 보는 의사, 선생님, 소방관, 경찰관, 파일럿 외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자기 일을 소중히 여기며 땀 흘리는 무수한 노동자가 있다. 그들은 바로 우리 엄마들, 아빠들이다.

낮은산 출판사의 ‘손잡고 걸어요’ 시리즈 5권 <우리 아빠는 택배맨>은 우리 곁에 있는 세 노동자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학교 급식 조리실에서 일하는 민우 엄마, 택배기사로 일하는 찬하 아빠, 자동차 공장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대범’ 아저씨를 통해 땀 흘린 만큼 존중받고 합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을 꿈꾼다.

학교 급식 조리사인 민우 엄마는 전교생 1200명의 점심을 만드느라 허리가 끊어진다. 하루 8t 무게에 달하는 무거운 조리기구를 들다 어깨근육이 끊어져 어깨수술도 했다. 조리사는 7명뿐, 한 사람만 더 있어도 좋으련만, 아파도 하루 쉴 수가 없다. “맛있어요, 더 주세요” 하는 말에 힘이 난단다. 방학 때면 병원을 전전하지만 보상비를 받는 산재 신청은 까다롭기만 하다. 힘든 일 오래 해서 골병들었단 걸 증명해야 한다는데…. 민우는 그런 엄마를 응원하는 든든한 ‘오른팔’이다.

택배기사 찬하 아빠는 ‘밥보다 잠’이라며 일요일이면 점심이 되도록 잔다. 평일에는 새벽 6시에 나갔다가 밤늦어서야 들어온다. 화장실 갈 새도 김밥 한 줄 먹을 새도 없다. 그렇게 뛰어다녀도 수수료 왕창 떼이고 수중에 떨어지는 돈은 한건당 800원이다. 생일선물로 놀이동산에 가기로 한 일요일 아침에도 아빠의 직업정신은 남다르다. 택배일을 함께하는 삼촌이 미처 배달하지 못한 물건을 발견하고는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며 달린다. “아빠, 천천히 가도 돼요!”

‘굴뚝 위로 올라간 강낭콩’은 자동차공장 해고노동자 아빠가 들려주는 굴뚝 위 농성 이야기다. “비정규직 철폐! 부당해고 철회!” 함부로 차별하고 함부로 내쫓아선 안 된다는 말을 외치려 높이 솟은 굴뚝에 올랐다. 백일이 훌쩍 넘었지만 바뀐 게 없어 못 내려간다. 딸이 강낭콩 겨루기를 하자며 굴뚝 위로 올려준 ‘씨앗 품은 흙’이 고공 생활의 두려움을 씻어준다. ‘내가 싸우지 않으면 딸아이가 이다음에 당하게 되리라.’ 아빠는 땅으로 내려갈 날을 오늘도 간절히 소망한다.

‘손잡고 걸어요’ 시리즈 4권 <그날밤 이후 이영준>은 입양 가족에 대한 편견을 깨는 세 편의 이야기를 묶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입양된 소피, 보육원에서 자라다 첫돌 무렵 입양된 예지, 뒤늦게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영준이를 통해 핏줄보다 진한 가족애를 들려준다. 초등 1학년 이상.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그림 낮은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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