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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개성 소년 서울 소년 진한 우정 들어볼래?

등록 2016-09-01 20:01수정 2016-09-01 20:12

내 동무, 리구철!
박영옥 글, 전수정 그림/쉼어린이·1만2000원

리구철은 탈북한 친구? 땡, 틀렸어. 개성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도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작은 산골마을에 살고 있는 아이야. 서울 사는 홍식이 할아버지 고향이자 고모할머니 댁이 있는 곳. 전쟁통에 66년간 생이별했던 두 분이 살아 다시 만나게 됐단다. 무슨 얘기냐면, 휴전 66년 만에 통일이 된 거라고. “내래 니를 보면 이제 몇 번이나 보갔네.” 서울 할아버지가 개성 고모할머니를 만나러 갈 때면, 울음바다가 돼. 멀미 심한 홍식이가 꾀병 부리지 않고 따라가는 건 그곳에 구철이가 있어서야.

<내 동무, 리구철>은 도시 소년과 시골 소년, 남과 북에 갈라져 살았던 두 동무의 우정 이야기야. 휴전이 뭐냐고, 분단이 뭐냐고, 부모님께 물어본 적 있을 거야. 아마도 알 수 없는 말을 듣느라 진땀이 났겠지. ‘통일’이란 말은 점점 더 머릿속에만 있는 말이 되어버려서일 거야. 통일 이야기가 그림책에 등장한 것도 가물가물. “서울~개성 간 평화호는 14시40분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평화랜드를 지나 종착역인 개성역에 15시30분 도착할 예정입니다.” 홍식이가 구철이를 만나러 가는 길, 근사하지 않아?

까무잡잡하고 깡마른 구철이는 산속을 자기 집인 양 헤집고 다녀. 달리기도 빠르고 잽싸게 숨기도 잘해. 카드놀이나 게임기에 빠진 서울 친구들이랑 많이 다르지. “동무래 어째 자꾸만 킥킥대네?” 구철이 말투는 우스꽝스럽지만 그래도 은근히 잘 통해.

30~40년 전 유행했던 ‘땅따먹기 놀이’, 볼일 보다 다리에 쥐나는 ‘푸세식 변소’ 등이 예스런 그림풍에 담겨 있어. 오싹한 산짐승 울음소리가 들리는 고모할머니네도 영락없는 시골 고향집 같아. 둘은 비밀 아지트에서 땅따먹기를 하던 중 ‘밀어치기 반칙’ 여부로 크게 다투는데, 어떻게 화해를 할까? 싸우고 등 돌리는 어른들의 정치 현실과는 다른 결론이 기다리고 있어. 초등 1학년 이상.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그림 쉼어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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