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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서점에 진열된 ‘제본 안 된 책’ 불량 아니에요

등록 2016-09-28 14:53수정 2016-09-28 20:39

국내 첫 정식 출간된 ‘리브르 아 를리에’
‘특별히 제본되기 위해 제본 안 한 책’이란 뜻
김중혁 등 참여한 <하우스 오브 픽션> 나와
각각 작품 따로 즐기거나 독자 직접 제본 가능

서점에서 책을 처음 만나는 독자라면 당황할 수도 있겠다. 표지와 본문 내지들이 풀로 붙이거나 실로 꿰매는 등의 제본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낱장들이 낱낱이 독립된 모습으로 진열된 책이라니. 만들다 만 책이 어쩌다 서점에까지 와 있는 걸까, 생각할 법하다.

소설가 김중혁과 문지혁(소설가)·문지욱(만화가) 형제, 그림작가 정유미 등이 참여한 ‘리브르 아 를리에’(Livre ? relier) <하우스 오브 픽션>(스윙밴드)이 나왔다. ‘리브르 아 를리에’는 ‘특별하게 제본되기 위해 제본하지 않은 상태로 판매하는 책’을 뜻한다. 초판이나 소장 가치가 높은 책을 독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게 직접 제본하거나 예술제본을 맡기고자 제본하지 않은 상태로 팔고 사는 책 형태다. <하우스 오브 픽션>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정식 출간된 리브르 아 를리에라고 한다.

작가들은 각자 4절지 한장당 8쪽씩 모두 32쪽(앞뒷면에 4쪽씩 앉혀진 종이 4장) 분량을 할당받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제본되지 않은 내지는 잘라서 책 형태로 제본할 수도 있고 펼쳐서 독립적인 그림 작품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가령 김중혁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 단편 ‘1971년의 기적’의 경우 33쪽부터 40쪽까지가 4절지 한장을 이루는데, 34~35쪽과 38~39쪽에는 글만 들어가고, 33, 36~37, 40쪽은 그림들로 되어 있어 펼치면 하나의 그림 작품처럼 보인다.

책 뒤 해설에서 예술제본가 조효은은 <하우스 오브 픽션>을 고전제본, 브라델제본, 콥틱제본 세 방식으로 직접 제본하는 과정을 사진을 곁들여 보여준다. 직접 수제본에 도전하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안내인 셈이다. 보급판 1만5000원, 스페셜 에디션 4만8000원.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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