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건축과 공간들, 그 현재적 의미 읽기

등록 2016-10-20 20:09수정 2016-10-20 20:31

건축 멜랑콜리아
이세영 지음/ 반비·1만7000원

사회의 발전 속도가 빠를수록 사회를 채우는 공간의 변화도 빨라진다. 쫓아내고 쫓겨나고, 허물고 다시 짓는 일이 반복되지만 그것은 때로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고상해뵈는 용어로, 때로는 ‘용산참사’라는 비극적인 상징으로 남는다.

빠르게 바뀌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서 사라진 건물을 기억하는 것, 남은 공간에 적절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공간의 역사적 맥락을 더듬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건축 멜랑콜리아>는 국회의사당, 광주시민회관 등의 공공기관 건축물부터 세운상가와 같은 상업 공간, 아현고가도로, 고속버스터미널 등의 현대적 시설 총 16개의 건축과 6개의 공간을 훑으며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와 이야기들을 엮어낸다.

공간을 차지한 건축물에서 지은이는 국가와 자본의 지배 전략, 역사와 시대적 배경, 공간 이용자들의 욕망을 읽는다. 화려한 경부선에 비해 초라한 호남선이 자리한 고속버스터미널은 지역 차별을 표상하는 전형적인 풍경이다. 종교적 신실성을 구현하는 공간으로 지어진 연세대학교 학생회관은 1980년대 학생운동의 성장과 함께 투쟁의 현장으로 바뀌었지만, 각종 외식업체와 상점이 들어선 90년대 이후에는 신자유주의적 욕망을 대변하는 공간으로 변한다.

지은이는 공간을 분석하는 작업에 대해 “공간의 현재적 의미를 읽어내는 과정이자, 공간을 차지한 사람들의 흔적을 되짚어 그 의미를 정치적으로 전유하는 작업”이라고 얘기한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