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고대 중국 알려면 갑골 연구가 필수”

등록 2016-11-10 19:23수정 2016-11-10 19:27

‘갑골학 연구’ 펴낸 손예철 명예교수
거북의 배딱지(구갑·龜甲)와 동물 뼈(수골·獸骨)를 태우거나 인두로 지져 점을 치고 그 갈라진 자국에서 ‘하늘의 뜻’을 읽고 기록한 유물을 갑골이라 부른다. 특히 학계에서 말하는 갑골은 ’상’(商·다른 이름 殷)의 옛 도읍지 은허(殷墟·하남성 안양)에서 발굴된 것을 일컫는데, 상의 왕 반경(盤庚)이 이곳으로 천도한 뒤 주 무왕에게 멸망 당할 때까지 273년간 왕실의 제사, 왕의 안위와 출입, 사냥과 전쟁, 기후와 천문, 사회·경제 등에 대한 ‘점복의 기록’이면서 사실상의 ‘실록’에 해당한다. 그래서 “학문적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나라 연구의 기본 자료인 것은 물론, 중국 한자의 원형을 간직한 가장 오래된 문자이기도 하다.

이 갑골을 연구하는 학문, 즉 갑골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손예철(65·사진) 한양대 중문과 명예교수가 <갑골학 연구>(박이정)를 새로 펴냈다. 손 교수는 800쪽이나 되는 이번 저작에 세계 갑골학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갑골학 전공은 어떻게 하게 됐나.

“(대만으로) 유학 가서 전공을 택해야 했는데, 거기 사람들도 생소하고 나도 생소한 게 갑골학이었다. 열심히 하면 중국 사람들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경학(사서오경 연구)을 하려면 한자를 해야 하고, 그 시작이 갑골학이다. 오기에다 무지에서 비롯된 용기로 저지른 일인데, 석사 논문도 갑골학으로 쓰고 결국 평생 연구 분야가 됐다.”

-갑골학하면 여전히 생소하고, 일반 독자들은 무슨 소용이 있나 궁금해할 것도 같다.

“상은 중국 역사시대의 시작이다. 중국을 더 잘 이해하려면 상에 대한 연구는 필수다. 또 상은 우리 고대사와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하나 소개할 것이 중국 역사학계의 엄정함이다. 사마천이 <사기> ‘은본기’에 상나라 역사를 기록했지만, 은허에서 갑골 발굴로 입증될 때까지 학계에선 상을 실존했던 나라로 인정하지 않았다. <사기>에는 상에 앞서 하나라에 대한 기록도 있지만, 중국 학계에선 고고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 유물인데, 연구에 어려움은 없나.

“90년대 초반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지금까지 발굴된 갑골 10만여 편의 탁본 사진과 모사본을 모아 <합집>이란 책을 냈다. 이걸 보면서 연구하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다. 단지 이 책이 나오자마자 절판돼 구하기 힘들고, 복사본도 값이 비싸다는 흠은 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