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강이 지난 5월24일 오전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소설 <채식주의자>와 새 소설 <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창비)가 올해 출판 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이 <채식주의자>라고 7일 밝혔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도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수오서재)에 이어 한강의 이 소설이 올해 베스트셀러 종합 2위에 올랐다.
출판사 창비의 집계를 보면,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수상 전 누적 판매부수가 6만부였지만, 지난 5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직후부터 판매량이 급증해 12월 초까지 약 6개월 동안 60만부가 더 나갔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2014)도 수상 전엔 6만부가 팔렸지만 그 뒤 5만5000부가 더 팔려나갔다.
1월부터 11월까지 인터넷서점들의 베스트셀러를 종합하면, 초판본 출간 열풍을 이끈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時: 윤동주 유고 시집>(2016, 소와다리)이 알라딘 집계 종합 2위, 예스24 종합 16위에 올랐다.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작가 고가 후미타케의 공저 <미움받을 용기>(2014, 인플루엔셜)는 알라딘 종합 3위, 예스24 4위를 차지했다.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2014, 한빛비즈)은 알라딘 종합 6위, 예스24 5위로 인기를 이었다.
올해 분야별로 가장 눈에 띄는 건 페미니즘 도서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젠더·여성 분야의 책은 알라딘에서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4% 성장해 3배를 넘었고, 예스24에서는 132.6% 성장을 기록했다. 교보문고에서도 159.7%로 전년도에 견줘 판매량이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특히 해당 분야 20대 여성 독자들의 구매율이 눈에 띈다. 여성·젠더 분야 20대 여성의 구매 비중은 예스24에서 작년 10.7%에서 올해 26%로 대폭 상승했으며 교보문고에서도 20대 여성의 구매 비중이 38.9%로 전 연령·성별대 중 가장 많았다. 알라딘 고객들이 뽑은 출판계 이슈 투표 결과 1위도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 12.5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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