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한미화 최현미 이상희 지음/이봄·1만5800원 출판평론가, 기자 등 네명의 그림책 전문가가 어른을 위한 그림책 마흔네권을 모아 소개한다.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은 아직도 마음 깊이 아이의 심성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 사람’에게 보내는 위로인 셈이다. 책은 자연스럽게 그림책과 어린 시절을 연관시킨다.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를 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내 이름은 삐삐롱스타킹>의 작가. ‘말괄량이 삐삐’와 함께 두발 자전거를 타고 싶어 안달했던 옛날이 자동소환된다. ‘오늘 당장 명랑한 처방전이 필요한 당신께’ 권하는 책은 <워거즐튼무아>. “어떻게든 오늘의 고비를 넘겨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짧은 주문을 가르쳐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나다운 나’를 잃고 싶지 않다면 <고슴도치엑스(X)>가 제격이다. 주인공인 작은 고슴도치는 온갖 금지의 벽을 뚫는 도전적 인물. 타인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저항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불안감에 휩싸일 때 볼 만하다. ‘뚫어!’라는 고슴도치엑스의 외침은 후련함을 준다.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을 건네면 좋겠다. 외톨이 애너벨은 집 앞 마당에서 조그만 상자를 발견하곤 그 안에 든 털실로 스웨터를 떠서 자기도 입고, 강아지한테도 입혀주고, 비아냥거리던 동네 친구들과 마음이 얼어붙은 마을 사람 모두에게 옷을 떠 선물한다. 사람들의 마음은 녹고 추운 마을은 점점 더 포근해진다는 이야기. 그림책들을 소개하는 글만 보아도 마음이 한결 더 노곤하게 풀린다. 게다가 지금은 크리스마스 시즌이니까.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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