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융 소설집 ‘여러분, 이거 다…’
기사문 252개 짜깁기한 단편과
친구 백가흠, 도데 소설 패러디 등
기사문 252개 짜깁기한 단편과
친구 백가흠, 도데 소설 패러디 등
강병융 지음/한겨레출판·1만3000원 낯선 나라에서 낯선 소설이 도착했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는 한국 작가가 한국어로 쓴 소설집이지만, 지은이 강병융은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 아시아학과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친다. ‘그리지 못해 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점·선·면·형·형태에 대해 쓴 연작 다섯, 알퐁스 도데와 백가흠 소설을 패러디한 두 단편 그리고 책 표지 이미지가 강력하게 환기시키는, 쥐를 닮은 누군가를 겨냥한 독한 소설 둘까지 책에 묶인 아홉 단편 역시 낯설고 기이하기는 마찬가지다. 단편 ‘우라까이’는 수록작 가운데서도 가장 실험성이 강한 작품이다. 제목은 ‘남의 기사를 베끼고 살짝 비틀어서 제 기사처럼 쓰는 관행’을 일컫는 언론계 은어. 이 작품에서 작가는 2008년 2월25일부터 2013년 2월25일까지 기사 252개를 오려 붙이는 것만으로 단편소설 하나를 완성해 보인다. 기사들이 작성된 시기에서 짐작되듯이, 해당 기간 청와대 주인이었던 이의 행적을 교만·시기·분노·나태·탐욕·식탐·색욕 일곱 항목으로 나누어 서술한다. 차례로 <오마이뉴스> <조선일보> <동아일보>
패러디와 정치 알레고리가 승한 소설집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를 낸 작가 강병융. “슬라보이 지제크를 좋아해서 그가 재직하는 류블랴나대학에 취직했는데, 4년이 가깝도록 정작 지제크의 얼굴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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