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승 지음/창비·1만4000원 ‘밥은 하늘’이라고 한다. 별일 없는지 묻는 대신 ‘밥 먹었느냐’고 한다. 제대로 살고 있는지 추궁할 때는 ‘밥값 하라’고 한다. 직업은 다른 말로 ‘밥벌이’다. <솔직한 식품>을 쓴 식품학자 이한승 신라대 교수(바이오산업학부 식품공학)는 책의 서론에서 음식과 관련된 말로 문을 열며 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은 식품에 대한 대표적인 여섯 가지 오해와 이를 낳은 원인 제공자들을 살핀다. 첫번째 오해는 음식을 ‘약’으로 여기는 일이다. ‘의식동원’이나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말을 맹신하는 데서 오해가 생긴다고 본다. 옛날 지식이 모두 틀린 건 아니지만 비과학적인 것도 상당수다. 세계 최초의 공중보건 의서인 <동의보감>에 원앙새를 끓여 몰래 먹이면 부부 사이가 좋아진다고 적혀 있다 해서 원앙을 잡는 현대인들이 없듯 말이다. ‘한식 세계화’ 바람을 타고 붐을 일으킨 막걸리의 정통성을 누군가 주장한다면 이는 불확실한 전통에 집착하는 ‘막걸리 근본주의’다. 이런 ‘음식 근본주의’가 오해를 낳는다. ‘전통’이라는 스토리텔링이 돈과 만날 때는 식품산업의 이익에 과학적 사실이 외면 당할 수 있다는 점도 힘주어 말한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발생 당시 한국인들은 김치를 먹기 때문에 신종플루에 강하다는 근거없는 보도를 국내외 언론들이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신종플루는 곧 유행했고, 엄청난 국가적 불안과 파장을 일으켰다. 지은이는 부정확하고 편향적인 ‘식품 마케팅’과 ‘식품 정보’에 속지 않기 위해서라도 식품 이해와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말한다. 먹고 사는 일, 참 갈수록 어렵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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