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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장애 철학자와 소크라테스가 나눈 대화

등록 2005-11-10 18:28수정 2005-11-12 00:29

약자의 찬가<br>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이충민 옮김. 새물결 펴냄. 9500원
약자의 찬가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이충민 옮김. 새물결 펴냄. 9500원
잠깐독서
소크라테스가 묻는다. “정말 그럴까? … 수영장에서 보았던 그 팔이 잘린 여자 아이가 불행해하고 있었니?”

그의 열렬한 팬이자 철학을 공부하는 장애인 졸리앙이 말한다. “아뇨.”

“그렇다면 그 여자애는 예외이겠구나. 그렇다면 그 애는 비정상적인 비정상인이라는 거냐? 알렉상드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정확히 어디인 거냐?”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알렉상드르, 나에게 생각이 하나 있다. 이 문제를 풀고 나면 우리는 정상에 대해 분명히 알게 될 거다. 내가 어디를 가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건 사람들은 모두 나를 주변인, 비정상인으로 여기고 나를 그렇게 취급한단다. 하지만 나는 올바르게 처신하고 법을 준수하지…. 어디 한번 증명해보렴. 내가 모든 면에서 완전히 정상이라는 것을 증명해보렴.”

선천성 뇌성마비라라는 장애를 딛고 대학에서 철학사 학위를 받은 프랑스인 알렉상드르 졸리앙(30)이 쓴 <약자의 찬가>(새물결 펴냄)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와 지은이의 가상대화다. 의심하고 따지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라는 형식을 통해 지은이 자신이 겪은 장애의 삶에 대해 성찰한다.

17년 동안 장애인재활센터에서 좌절하고 방황하다가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는 지은이한테 철학은 참된 앎에 이르는 도구이면서 참된 위안을 얻는 안신처로 비쳐진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정상과 비정상, 충족과 결핍, 그리고 자아와 타인의 시선들에 대해 소크라테스와 졸리앙은 편견을 걷어낸 맑은 대화를 나누며 진정한 삶의 지혜에 이른다. ‘너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깨달음은 비정상이 아니라 약점일 뿐인 장애를 극복하는 마음의 출발점이 된다. 지은이가 재활센터에서 경험한 여러 우정과 유대의 이야기들은 따뜻한 인간애를 전해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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