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자 글·그림/한솔수북·1만2000원 기저귀를 떼고 나면 아이들은 종종 이불에 지도를 그린다. 낮에는 소변을 잘 가리더라도 밤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왕왕 있다. 부모로선 답답할지 모르나, 만약 소변을 못 가린다고 야단을 치면 아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뿐이다. 그림책 작가 조미자씨의 <내가 싼 게 아니야!>는 아침마다 젖은 이불을 보며 곤란해하는 준이의 꿈 이야기를 담았다. 꿈속에서 준이는 ‘붉은발톱’과 ‘머리뿌리’와 함께 숲속에서 모닥불을 피운다. 붉은발톱의 목도리에 불이 옮겨 붙어서 깜짝 놀란 순간 갑자기 이상한 비가 내려서 불을 끈다. 또 준이는 사막을 걷고 걷다가 여러개의 마개가 꽂힌 절벽을 발견한다. 붉은발톱이 가장 큰 마개를 뽑는 순간 엄청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수영장에서 다이빙 차례를 기다리며 불안한 마음을 갖기도 한다. 꿈속에서 만난 큰 물들은 어김없이 다음날 아침 이불 위에 그린 지도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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