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현석 지음/아시아·4500원 1천일 넘게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마침내 뭍으로 올라왔고, 미수습자 9명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미수습자 9명 가운데 권재근씨와 혁규군 부자가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라는 사실, 그들의 부인이자 엄마인 베트남인 판응옥타인(한국 이름 한윤지)은 결국 주검으로 돌아왔고 다섯살짜리 막내딸만 구조되었다는 사실, 박근혜가 그해 4월17일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았을 때 바로 그 아이와 만나는 ‘연출 사진’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방현석(사진)의 소설 <세월>은 바로 그 다문화 가정을 통해 세월호 사태를 돌이켜본다. <문학동네> 2015년 가을호에 발표되었던 원고지 220매 분량 중편을 얇은 단행본으로 펴낸 방현석은 12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월> 집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1990년대 중반 동료 문인들과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을 만들었고, 제가 처음 발급받은 비자가 베트남 것이었습니다. 세월호 피해자 중에 베트남 출신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아버지와 여동생이 한국에 와서 머무르는 동안 동료들과 함께 그분들을 만나서 약간의 도움을 주기도 했지요. 나중에는 그분들이 사는 베트남 남단 까마우도 방문했고요. 그 과정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거의 사실 그대로 소설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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