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까지 떨어진 사회, 돈과 권력 가진 자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우리 사회를 이대로 둬선 안 됩니다. 자주와 평등, 생명의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한창기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합니다.”
18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한창기 선생 20주기 추모 전시회(행사위원장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 ‘뿌리깊은 나무의 미래’를 연다. 잡지 <뿌리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을 창간하고 <한국의 발견> 등으로 전통문화를 살려내려 애썼던 한창기의 뜻을 기리기 위한 행사다. 남도전통문화연구소(대표 한광석)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 주관사인 한국인티브이(TV) 이두엽 대표는 기획위원장을 맡았다. 이 대표는 이번 행사를 “한창기 정신을 되살리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 문화운동’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한국방송(KBS) 피디 출신으로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정치물을 제작하라는 압력을 받다 결국 사표를 낸 이 대표는 그 뒤 방송제작회사 대표 등으로 일했고 최근 ‘뿌리깊은 나무 문화운동’의 거점으로 인터넷 방송인 ‘한국인티브이’를 만들었다. 그는 옛날 한창기와 봄철마다 떠났던 여행팀의 ‘멤버’였고, <샘이 깊은 물> 필자로도 참여했다.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한 한광석 대표는 한창기의 조카로, 유명한 쪽염색의 ‘명장’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976년 창간됐다가 80년 신군부에 의해 폐간된 <뿌리깊은 나무>와 그 뒤 빈자리를 메운 <샘이 깊은 물> 등 그가 남긴 모든 책들과 판소리 앨범, 잎차(녹차), 전통예술품 등 문화상품들을 선보인다. 각계 인사들이 ‘뿌리깊은 나무 문화운동’을 제안하는 영상물도 방영한다. ‘한창기야! 한창기야!-사망 스무돌에 새삼 그리운 이름 한창기. 도대체 그가 누구길래, 이 숨가쁜 시대에 무슨 의미가 있길래?’라는 제목의 전시 팸플릿에는 <뿌리깊은 나무> 초대 편집장 윤구병 보리출판사 대표, 당시 기자로 일한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 역시 기자였던 고도원 명상센터 ‘깊은산속옹달샘’ 이사장 등의 회고가 실렸다.
한창기 서거 20주년 추모전시회 ‘뿌리깊은 나무의 미래’의 행사 기획위원장을 맡은 이두엽 한국인티브이(TV) 대표. 그는 이번 행사를 “한창기 정신을 되살리는 ‘뿌리깊은 나무 문화운동’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앞장선 ‘뿌리깊은 나무 문화운동’은 첫번째 과제를 “반말 없는 사회”로 설정했다. 그는 “우리말 쓰임새가 너무 험악해졌는데, 그건 황폐해진 우리 삶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한창기가 실천했던 ‘‘님’자 붙여 부르기’를 강조했다. “동학 인내천 사상과도 통하는 이 정신은 신분, 성별, 나이를 떠나 누구든 ‘섬김의 마음’으로 대하자는 것이지요. 우리 문화의 근본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그다음 과제는 무한경쟁이 지배하는 교육과정 개편과 교육혁명. 이 대표는 “참다운 교육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생명에 대한 고마움을 가르치는 일이고,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일”이라며 “자신의 문화를 ‘서자’ 취급하면서 어찌 제대로 되기를 바라겠나”라고 말했다. 세번째 과제는 우리 문화를 통한 치유사업. “우리 춤과 소리, 가락, 전통놀이들이 탁월한 치유효과”가 있다며 그는 “전국에 우리 문화 치유학교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2019년, 3·1운동 100돌에 맞춰 또 다른 민족정신의 사표 33인을 선정하는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한창기가 그 33인 중 첫번째. 그밖에 독립운동에 가담한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몽양 여운형 등도 후보에 올라 있다. “김수환 추기경, 강원룡 목사, 법정 스님까지 3인의 가상 대담을 뼈대로 한 뮤지컬 제작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글·사진 한승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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