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말만 말고, 말이 현실 되게 하라

등록 2017-04-20 18:01수정 2017-04-20 20:23

잠깐 독서
말이 되는 소리 하네
박정훈 외 지음/명랑한지성·1만7000원

이제는 당연하게 여기는 주5일 수업, 주5일 근무가 말이 안 되던 시절이 있었다. 보통의 월급쟁이들은 일요일 딱 하루 쉬었고 토요일 절반을 일터에서 보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여성이 남성과 함께 투표를 하고 흑인이 백인과 같이 버스를 타는 게 말이 안 됐다. 누군가 먼저 꿈꾸고 움직여 의제와 정책으로 만들자 당연해야 할 것들이 당연해졌다.

<말이 되는 소리 하네>(박정훈 하승수 장귀연 김익중 전채은 지음)는 부제 ‘우리 시대에 필요한 다섯 가지 어젠다’를 책 제목으로 앞세웠더라면 눈길을 끌지 못했을 거다. 각 분야의 전문가인 지은이들이 꼽은 어젠다는 △최저임금 △기본소득 △좋은 일자리 △탈핵 △동물권이다. 내달 9일 선출될 새 대통령, 새 정부가 정책으로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의제들을 추린 것이다. 각 정당의 후보들은 도입 시기는 제각각이지만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경제가 큰일 날 것처럼 재계는 호들갑을 떨었지만 다 맞춰간다. 최저임금 올리면 자영업자나 기업이 다 망할 것처럼 엄살이지만, 소비자이자 고객이자 노동자인 국민이 못살면 나라도 경제도 망가진다.

동물권은 살짝 결이 다르지만, 나머지 의제들은 헌법적 가치와 직결된다. 민주공화국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2장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10조)로 시작한다.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그래야 말이 되는 나라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